[뉴스분석]리플 IPO 암시한 CEO…XRP 가격 영향 제한적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1-28 18:47 수정 2020-01-28 18:47

전문가들 “XRP 대체할 가상화폐 많아”

다보스 포럼에 참여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 사진=유튜브 채널 Leonidas XRParcade 캡처
다보스 포럼에 참여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 사진=유튜브 채널 Leonidas XRParcade 캡처
가상(암호)화폐 XRP를 운영하는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가 지난 23일(현지시각) 다보스 세계 경제 포럼에서 IPO 의사를 밝히면서XRP 가격 변동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와 대다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변동성에 큰 영향을 줄 사안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리플은 가상 화폐 XRP를 기반으로 한 결제 서비스 ODL을 제공하는 회사다. 쉽게 말해 기업 혹은 국가 간 송금을 돕는 B2B 업체인 셈. 리플 고객사 수는 2019년 11월 기준 머니그램, 고랜스, 비아메리카스 등을 포함해 300개를 넘어섰다.

ODL 서비스 제공 국가 역시 초기 서비스 지역인 멕시코·필리핀에서 호주, 브라질 등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리플의 2020년 목표는 ODL 서비스를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업계에선 리플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을 위해 IPO 의사를 보였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리플이 XRP를 미등록 증권으로 판매했다는 점을 문제삼아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탄원서를 제출해 몇년 째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리플의 IPO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XRP가 증권형 토큰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XRP 보유가 리플 지분 보유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XRP를 증권으로 봐야할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IPO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리플이 IPO에 성공하더라도 XRP 가격이 오를지는 미지수다. 커뮤니티에선 “기존에 리플의 가치를 대변할 만한 것이 없어 XRP를 샀지만, 리플의 주식이 나온다면 주식을 사지 않겠냐”며 결과적으로 XRP 수요가 낮아져 가격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ODL 서비스를 선택하더라도 XRP를 계속 이용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리플은 가상화폐인 XRP가 아닌 결제 서비스 ODL이 메인 서비스”라며 “금융권에서 ODL을 사용하더라도, XRP가 아닌 다른 코인이나 토큰에 기반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랑스와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CBDC 발행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XRP를 대체할 가상화폐는 많을 것으로 보인다. CBDC는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가상 화폐를 말한다. 이처럼 금융권이 XRP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리플의 IPO는 XRP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