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 사태 불구 CBDC 강행 속내는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3-02 16:05 수정 2020-03-02 16:05

리브라로 위협받는 화폐 주권 보장 차원
모바일 페이로 은행 불만 잠재우기 시도

중국, 코로나19 사태 불구 CBDC 강행 속내는
중국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계획대로 CBDC 발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에선 중국이 화폐 주도권을 되찾고 기존 금융기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계획대로 DCEP 시범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지난 25일 인용했다. DCEP는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의 이름이다.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 확산으로 DCEP 시범 사업이 일부 늦어지고 있지만 DCEP 시범 사업을 이어가려는 당국의 의지가 굳다”며 “올해 시범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연말엔 DCEP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오인 칭화 장삼각 연구원 블록체인 연구소 부소장 역시 “인민은행은 DCEP 발행을 위한 기술·자원·인력 등 전반을 갖추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로 프로젝트 진행이 다소 늦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CBDC 발행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리리후이 전 중국은행 총재 겸 중국인터넷금융협회 블록체인 실무조장은 “코로나 19가 디지털화폐 발행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등 모바일페이로 높아진 기존 금융기관의 불만을 줄이고, 중국의 화폐 주권을 되찾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앙은행 발행 전자 화폐를 통해 국가 화폐 주권 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을 달래줘야 할 필요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리브라 등 기존 은행을 거치지 않고 국가 간 송금이 가능한 가상화폐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리브라 등으로 인한 위안화 사용률 저하와 대량 자금 유출 등을 막기 위해선 CBDC를 발행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기존 중국 내 모바일페이 서비스는 우리나라의 카카오페이처럼 은행 지불계좌에 미리 입금된 금액을 사용하지만, 위안화와 무관하게 이용되는 가상화폐는 화폐 주권을 해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상황에서 CBDC로 위안화를 강화하고 국제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모바일페이가 인기를 끌면서 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의 불만이 높아진 상황. 모바일페이가 은행 지불계좌를 통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 때문에 사실상 기존 은행은 모바일페이 이용자들의 주문에 맞춰 실제 계좌의 송금과 정산 등을 대행해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별다른 수익 없이 네트워크 구축과 운영인력 투입 등의 비용을 들여야 해 기존 금융기관의 불만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CBDC는 위안과 가치가 변동되는 가상화폐이기 때문에 계좌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