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스팀 커뮤니티 투표에 사과문 발표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3-11 16:50 수정 2020-03-11 16:50

저스틴 선-기존 증인들, 스팀 운영방식 놓고 갈등

사진=바이낸스
사진=바이낸스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 1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스팀 커뮤니티 투표에 대해 사과와 함께 철회를 발표했다. 사과문에선 “업그레이드와 하드포크의 세부 내용에 대한 의사소통 오류로 발생한 스팀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스팀 커뮤니티로부터 피드백을 받은 뒤 투표를 철회했다”고 했다.

이어 바이낸스는 “중립을 지킬 것”이라며 “바이낸스 생태계를 넘어선 온체인 거버넌스에 대해 참여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앞으로도 정상적인 업그레이드와 하드포크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론 창립자 저스틴 선은 스팀잇과 스팀 재단을 올해 2월 인수했다. 당시 저스틴 선은 스팀잇 물량을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만 사용하겠다던 CEO 네드 스캇과 달리, 이 같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에 기존 스팀 증인들은 선을 견제하기 위해 투표를 열고 20명 중 18명의 찬성을 얻어 스팀 재단 물량을 동결하고, 투표권을 제한하는 소프트포크를 진행했다.

저스틴 선은 자신의 스팀 물량이 묶이게 되자 9일 바이낸스·후오비 등 대형 거래소 물량을 동원해 자신을 지지하는 투표를 진행하는 데에 사용했다. 기존 증인들의 결정을 뒤엎기 위해 거래소의 힘을 빌린 것.

이에 기존 증인과 저스틴 선 모두에게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오는 상황. 기존 증인들의 경우 일반 유저들에게 투표를 공개하지 않아, 특정 세력에 의해 일반 참여자들의 물량이 동결될 위험성을 지적받고 있다.

비슷한 방법으로 맞대응한 저스틴 선에게도 비슷한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사익을 위해 대형 거래소와 협력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저스틴 선은 해커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후오비와 바이낸스는 투표 철회를 결정했다. 두 거래소는 스팀잇과 트론 측이 보안 리스크를 막기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뉘앙스로 도움을 요청했음을 강조했다.

바이낸스와 후오비는 자신들의 거래소를 이용하는 스팀 보유자들의 자산이 위협받지 않기 위해 힘을 보탰지만, 스팀 커뮤니티 내 피드백을 반영해 투표를 철회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바이낸스는 “스팀 커뮤니티와 트론의 합의가 잘 이뤄지길 바란다”며 “만일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바이낸스 플랫폼 내 스팀 보유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보유자들의 동의하에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