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몰래 발행한 코스모코인...소각 방침에도 논란 확산 왜?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7-08 16:13 수정 2020-07-08 16:13

송호원 코스모체인 대표, 추가발행 코인 중 3억4900만개 소각
업비트, 해당 코인 상장폐지…업계 “블록체인 정상작동 어려워”

해당 백서에 따르면 코스모체인이 초창기에 발행을 계획한 코스모코인 개수는 10억개다. 소각 예정인 코스모코인은 약 3억5000개로 초기 발행 계획의 35%에 달한다. 사진=코스모체인 제공
해당 백서에 따르면 코스모체인이 초창기에 발행을 계획한 코스모코인 개수는 10억개다. 소각 예정인 코스모코인은 약 3억5000개로 초기 발행 계획의 35%에 달한다. 사진=코스모체인 제공
코스모체인이 투자자들 몰래 자사 디지털자산 코스모코인(COSM) 4억개를 찍어낸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일자 해당 코인들을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업계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정상적인 작동을 어렵게 만드는 부적절한 조치일 수 있다며 우려했다.

코스모체인은 지난달 29일 개발사 스핀프로토콜 인수건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 몰래 디지털자산 4억6000만개를 추가 발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논란이 확산하자 송호원 코스모체인 대표는 추가 발행 디지털자산 중 3억4900만개를 9월10일까지 소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또다른 우려가 제기됐다. 업계에서 소각 조치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은 특정 블록체인 프로젝트 안에서 가치 전달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발행된다. 특정 행동에 대한 보상 등으로 쓰이며 참여자들의 활동을 독려하는 등 프로젝트 생태계 활성화 수단이다.

각 블록체인 프로젝트 운영사는 인플레이션으로 디지털자산의 가치가 낮아져 참여자 활동 등이 줄어들거나 투자자들이 반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설명서인 ‘백서’에 코인을 몇 개까지 발행하겠다고 명시한다.

반대로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유통되는 코인의 수가 부족해져 생태계 활성화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에 프로젝트 운영사들은 신중한 계산 끝에 발행 코인 개수를 정한다. 코스모체인의 소각이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프로젝트 비활성화로 토큰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는 큰 리스크를 지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공식적으로 발행된 코스모코인의 개수는 10억9800만개다. 공지 없이 발행한 물량을 4억6000개를 모두 더해도 15억5800만개에 그친다. 코스모체인은 2개월 안에 이중 44%에 달하는 코인을 소각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스모체인이 3억5000개 정도 되는 코인을 소각하는데, 생태계에 문제가 없진 않을까 우려된다”며 “코스모체인은 소각과 발행을 유동적으로 하고 있지만, 어느 프로젝트든 갑작스럽게 대량의 코인을 소각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