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규제로 꽃피우기 어렵다…해외로 눈 돌리는 블록체인 게임사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1-26 16:35 수정 2021-01-26 16:35

심의 등 규제 강화로 국내 정식 서비스 출시 어려워
“특금법으로 구체화” VS “게임자산은 제외” 갑론을박

파이브스타즈 플레이 화면. 사진=스카이피플 제공
파이브스타즈 플레이 화면. 사진=스카이피플 제공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는 반면 관련 제도가 갖춰지지 못하면서 해외 서비스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로부터 심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서비스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트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탄막 슈팅 모바일 게임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를 최근 출시했다. 이용자는 게임 중 얻은 블록체인 기반 토큰 토케이도를 통해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구매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자산 지갑 위믹스 월렛을 통해 이용자의 게임 내 자산을 보관하거나 전송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해당 게임은 구글 플레이를 통해 149개 국가에 출시됐다. 지원하는 언어 역시 영어, 일어, 태국어 등 8개로 다양하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에선 출시되지 않았다.

국내 게임 기업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국내 블록체인 관련 규제가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에 맞춰 서비스를 기획·개발해야 하는데, 마땅한 규제가 없어 먼저 서비스를 선보인 뒤 규제 당국의 입장에 따라 눈치껏 서비스를 바꿔나가야 하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게임 내 디지털자산의 현금화다. 게임 내 자산이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제작 또는 전환돼 현금화될 경우 사행성 논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내 자산의 현금화를 통한 사행성 우려는 기존 게임에서도 계속 나왔지만,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통한 보다 적극적인 매매가 가능하다.

이 같은 이유로 NFT(대체불가능토큰) 기능을 적용한 블록체인 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게임위 등급분류 심사가 계속 보류되고 있다. 해당 게임을 개발한 스카이피플은 지난해 9월 블록체인 기능을 뺀 파이브스타즈를 출시했다.

각 게임은 심의를 받지 않아도 구글·애플 등을 통해 자체등급분류를 거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18세 이용가를 받은 게임은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게임위로부터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엠게임은 스포츠예측 게임 윈플레이의 블록체인 버전을 출시하기로 했지만, 국내 서비스를 제외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만 선보이기로 했다. 2019년 공개된 플레이댑의 ‘크립토도저’도 같은 방식으로 공개됐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때문에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개발하고도 해외에서 선보여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추후 국내 규제에 따라 게임 서비스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비용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올해 3월부터 시행되는 특금법을 통해 게임산업 관련 규제가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지털자산에 대한 지위나 취급 방향이 어느 정도 잡히면 블록체인 기반 게임자산에 대한 취급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게임을 통해 얻은 아이템 등을 특금법에서 제외한 데다, NFT에 대한 구체적인 취급 방향이 정해지지 않아 관련 규제가 등장하기 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