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폐 전쟁②]패권 장악하려는 중국, CBDC 도입 선봉장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3-09 07:01 수정 2021-05-10 13:51

선전·쑤저우·쓰촨성 등 CBDC 시험, 참여인원·규모 확대
동계올림픽서 도입 가능성, 화폐패권·IT강국 이미지 강화

[디지털화폐 전쟁②]패권 장악하려는 중국, CBDC 도입 선봉장
중국이 CBDC 도입 실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디지털 위안화 실험은 참여 인원수와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직전에 디지털 위안화를 전면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의 화폐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서는 중국이 내년 2월 개최가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까지 CBDC를 정식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CBDC를 전면 도입해 디지털 강국 이미지를 강화하고 화폐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중국의 CBDC 실험 규모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선전에서 5만명에 약 17억원 규모의 디지털 위안화를 지급하며 대규모 공개 시험에 나선데 이어 같은해 12월 쑤저우에서 진행된 2차 시험에서는 인원수 10만명, 34억원 규모까지 확대됐다.

이달 초에는 쓰촨성 청두에서 추첨행사에 참여한 400여만명 중 당첨자 20여만명에게 약 70억원 규모의 디지털 위안화를 나눠주며 공개 시험에 나섰다. 공개 시험 참가자와 규모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상하이와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대도시에서도 올해 중 디지털 위안화의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CBDC를 법정 화폐로 인정하기 위한 법 개정에도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디지털 형식의 위안화도 법정 화폐로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민은행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중국이 CBDC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에 맞먹는 위상을 갖춰 국제 결제시장에서 미국을 넘어서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디지털화폐가 미국의 달러 지위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CBDC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중국 시장 내에서 일상화된 모바일 결제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위챗페이 등 모바일 간편 결제가 대중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노점상, 시장에서도 QR코드를 활용한 위챗페이 결제가 사실상 일상화돼 있다. 이미 모바일 결제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디지털로 결제되는 CBDC를 도입할 시 확산이 수월하다.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동계올림픽에서 CBDC를 전면 도입할 시 디지털 강국 이미지를 강화할 수도 있어 일석이조다.

중국이 화폐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CBDC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전면 도입에는 다소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이 CBDC에 앞서 나가고 있지만 디지털 위안화를 전면 도입하는 것은 신중하게 나올 수 있다”면서 “가장 먼저 한다는 것의 리스크가 있다. 앞으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CBDC를 전면 도입한다 해도 한국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우리나라 원화 신뢰도가 높고 국내에는 원화 기반 지급결제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서 중국의 CBDC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