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C·ETH와 함께 떠오른 ‘도지코인’ 도대체 뭐길래?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3-12 17:26 수정 2021-03-12 17:26

투기 광풍 비꼬면서 등장한 디지털자산
머스크 트윗으로 가격 10배 이상 상승
설립자는 중고차 구매 위해 전량 매도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미국 럭셔리 호텔 체인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이더리움과 함께 도지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디지털자산 투기 행태를 풍자하면서 등장한 도지코인이 시가총액 1·2위 디지털자산과 비슷한 취급을 받게 된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호텔 체인 케슬러 컬렉션은 최근 비트코인·이더리움·도지코인 결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리처드 케슬러 켄슬러 컬렉션 CEO는 디지털자산이 “현재 호스피탈리티 사업에서 가장 개혁적인 컨셉 중 하나”라며 “디지털자산은 점점 많은 곳에서 수용되고, (이번 결제를 위한) 비트페이와의 파트너십은 결제시스템에 있어서 더 많은 이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도지코인은 지난 2013년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당시 디지털자산 투기 광풍을 비꼬기 위해 장난처럼 만든 디지털자산이다. 당시 인기 있었던 ‘시바견’ 밈을 대표 이미지로 삽입하고 해당 밈을 의미하는 ‘도지’를 이름으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디지털자산 업계에 ‘게임스탑 운동’을 일으키면서 도지코인의 인기는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전부터 트위터 개인 계정에 도지코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려왔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공매도를 비판하면서 해시태그 ‘비트코인’을 자신의 프로필에 적으면서 도지코인 관련 글 게재를 늘렸다. 도지코인 가격이 급등했던 2월 초엔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정도였다. 머스크는 이후에도 아이들과 도지코인 채굴기를 설치했다는 등 관련 글을 적극적으로 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도지코인 가격은 1월 28일 8.32원에서 같은 달 29일 77.20원으로 하루만에 10배 가까이 폭등했다. 2월 9일 91.77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3월 12일 현재 63.54원으로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회의젂인 반응도 나온다. 아무리 올해 초부터 인기를 끌고 있더라도, 디지털자산 투기를 풍자하면서 등장한 도지코인이 가격 상승을 겪으며 비트코인과 함께 결제에 이용되는 것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지코인은 디지털자산 투자 열풍을 비꼬기 위해 일부러 가볍고 우스꽝스럽게 기획됐다”며 “올해 도지코인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디지털자산 생태계 활성화 등을 목표로 생겨난 여타 디지털자산들보다 주목받는 건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한편 빌리 마커스 도지코인 설립자는 2015년 실직 상태에서 중고차를 사기 위해 도지코인을 모두 처분했다고 밝혀 업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는 도지코인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장난으로 만들어진 도지코인이 이만큼 가치가 있는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