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읽기②]거듭된 등락에 ‘리또속’ 조롱, 이제는 옛말?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4-21 07:17 수정 2021-04-21 07:17

국제송금용 리플, 활용 가능성에도 등락 예측 어려워
‘리플에 또 속았다’ 조롱도, 단순 ‘설’에도 등락 오가
시세불안의 원인은 SEC와의 소송, 소송결과에 ‘주목’

그래픽-박혜수 기자
그래픽-박혜수 기자
국제송금 거래용으로 출시된 리플은 활용 가능성을 떠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판,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상승장에서도 좀처럼 가격이 오르지 않거나 단순 ‘설’에 시세가 등락을 거듭, 오죽하면 ‘리또속(리플에 또 속았다)’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시가총액 기준 1위, 이더리움 역시 2위 자리를 꿰차고 있지만 리플의 경우 반복되는 시세 등락에 ‘동전주’와 ‘3대장’을 오가고 있다. 국제송금용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다른 가상과 비교해 활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세 만큼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리플을 이용해 돈을 번 투자자들은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워낙 등락폭이 크고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기 어려워 이를 통해 돈을 벌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리플 가격 등락은 살인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심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기존 가상자산들의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과 업계 이슈 등에 호재와 악재를 일정수준 예측할 수 있지만 리플은 이와는 반대로 시세가 형성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2월 초만해도 200원대에 불과했던 리플은 가상자산 투자 열풍에 인기를 끌며 4000원대를 돌파했지만 2018년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이 가상자산 투기 과열 우려에 규제를 거론하자 바로 급락, 100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1월 말 일명 ‘게임스톱’ 논란이 일자 가상자산으로 여파가 번지는 가운데 리플의 시세는 1월30일 300원대에서 2월1일 600원대로 치솟았다. 단 하루만에 2배가 넘게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거래량 역시 업비트 기준 3조7000억원대로 비트코인(약 5200억원대), 이더리움(약 2950억원대) 등 가상자산 대장주들과 비교해 7배 이상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불과 하루 만인 2월2일 장중 한때 800원까지 치솟았지만 돌연 급락, 400원대까지 추락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등락을 거듭해 투자자들, 커뮤니티에서는 ‘리또속’ 이라는 말이 다시 회자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가상자산 랠리 속 리플의 시세는 1000원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리또속’이 반복될 가능성은 높다.

지난주 SEC와의 소송으로 인해 리플 거래를 중단시킨 코인베이스가 다시 거래를 재개시킬 것이라는 설이 나오면서 시세가 급등, 11일 1700원대에 거래되던 리플 시세는 15일 오후 2200원대에 거래됐다. 단순 ‘설’ 하나에 시세가 1/3이나 요동친 셈이다.

18일(현지시간) 투자 관련 소식을 전하는 미국 트위터 계정 FXHedge가 미국 재무부가 가상자산 관련 돈세탁 혐의로 거래소 등 금융기관을 조사할 것이라는 트윗을 남기자 급락세로 전환 20일 오후 3시 기준 16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설과 트윗 하나 여파에 시세가 요동을 치고 있는 셈이다.

미국증권위원회(SEC)와의 진행 중인 소송은 리플의 시세 불안정성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SEC는 지난해 1월 리플의 운영사 리플랩스를 미등록증권을 거래했다며 소송을 진행했다. 리플을 미등록증권으로 간주해 브래드 갈링하우스가 2017년 4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약 1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증권을 무단으로 판매했다고 본 것이다. 리플은 2018년 5월과 2020년 12월에도 같은 이유로 피소됐다.

리플 투자자들은 리플을 화폐의 일종으로 봐야한다는 백악관 청원에 이어 미국 로드아일랜드 지방법원에 직무집행명령을 신청했지만, 실질적인 효력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SEC와의 소송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아직 소송의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 리플랩스 운영사인 리플랩스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는 지난달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본사를 미국에서 다른 국가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춘 바 있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