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대체 결제’ 매니저 영입…가상자산 시장 진입 ‘만지작’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5-27 15:39 수정 2021-05-28 07:49

채용 조건 ‘가상자산 경력 갖춘 자’ 명시

사진=플리커 제공
사진=플리커 제공
애플이 ‘대체 결제’ 매니저를 채용한다는 공고문을 내면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애플이 가상자산 사업에 나설 경우 지갑과 거래소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페이를 제외한 가상자산 서비스의 출시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내 지갑·결제·커머스 서비스를 담당하는 WPC팀은 가상자산 경력을 갖춘 대체 결제 매니저를 모집한다고 공지했다.

대체 결제 매니저는 결제 파트너십 등 새 사업을 담당한다. 구체적인 지원 조건은 디지털 지갑, BNPL, FP, 가상자산 등의 경험을 5년 이상 쌓은 10년차 이상 경력자다. 이에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아이폰 제조사가 가상자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평했다.

애플은 전부터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은 올해 2월 “애플은 전기차 업계보다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더 많은 승산을 보인다”며 “애플 월렛에 기반한 가상자산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시장 점유율을 압도적으로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들도 애플의 경쟁력으로 꼽혔다. RBC캐피털마켓은 “가상자산 업계에 발을 들일 경우 애플은 연간 400억달러(한화 44조원) 정도 수입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애플페이는 다소 우회적인 방법으로 올해 2월부터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비트페이 지갑에서 제공 중인 선불 마스터카드를 애플 월렛에 연동해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이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출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크립토포테이토는 “애플이 가상자산 거래소 등을 열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며 “페이팔이나 코인베이스 등과 연동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기존 소프트웨어와 연계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애플이 굳이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낼 이유는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도 다양한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 중 페이를 제외한 기능을 지원할 가능성은 낮다는 추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가상자산 경험을 갖춘 경력자를 채용하는 것은 분명히 주목할만한 점”이라면서도 “하지만 페이 외에 거래소나 가상자산 발행 등의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는 일부 투자자들의 기대는 실제로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