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즌2 종료?”…가상자산, 거래 줄고 사기·해킹 늘어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6-04 14:16 수정 2021-06-04 14:16

업비트 일 거대대금, 8조원 이하…한달 새 1/4로 줄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 절반 수준 폭락
사기 및 해킹 사례 지속 증가…올해만 46건, 69명 검거
거래소-개발사-시세조종팀 ‘한팀’으로 시세조작 사례도

업비트 일 거래대금 추이. 사진=코인게코
업비트 일 거래대금 추이. 사진=코인게코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의 일 거래대금이 8조원 이하로 떨어졌다. 최근 호황기 대비 1/4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도 고점 대비 가격이 폭락하면서 가상자산 열풍이 시들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가상자산 사기‧해킹 등 피해 사례는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 및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상자산 가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4일 9시 30분 기준 업비트의 일 거래대금은 7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일 대비 16% 하락했다. 여타 4대 거래소는 빗썸 1조1000억원, 코인원 4400억원, 코빗 43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지난 한달간 일 거래대금은 지속 하향추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달 초 300억 달러(한화 약 33조5000억원)을 웃돌던 거래대금은 지속 하락해 이달 68억 달러(7조60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약 1/4이 줄어든 셈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가격도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10일만해도 6만달러(8000만원)에 육박했지만 잇단 악재의 영향으로 인해 지속 하락해 3770만 달러(4200만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도 4362달러(487만원)에서 2722(30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최근 가상자산을 이용한 사기 및 해킹 사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찰의 가상자산 관련 범죄 단속 건수를 보면 지난 2018년 62건(139명), 2019년 103건(289명)에서 지난해 33건(560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46건(69명)이 검거됐다.

경찰은 지난 4월부터 가상자산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사기·유사수신 등 41건, 해킹·피싱 등 사이버 범죄 27건을 수사하고 있다.

거래소 사기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브이글로벌이 있다. 브이글로벌은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해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피해자만 약 6만9000명에 달한다. 피해 금액도 4조원대에 육박하는 등 역대 최대로 추산된다. 경찰은 피의자 60여명을 입건하고, 약 2400억원을 기소전 몰수보전했으며 현재 수사 진행중이다.

거래소 상장 과정에서 거래소-코인재단-시세조종팀이 한 팀으로 움직여 불공정한 거래 환경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연 ‘건전한 가상자산 생태계 만드는 법’ 세미나에서 소개된 E재단의 사례다.

E재단은 거래소 상장 시 입출금을 막은 ‘가두리’ 양식 상태로 거래를 시작한다. 거래소는 시세조종팀에게 슈퍼계정을 제공하고, 시세조종팀은 개발업체인 E재단 측에 월 수수료와 발행 코인 등을 요구한다.

E재단 코인은 거래소 상장 직후 시세조종팀에 의해 0.02달러에서 0.6달러로 30배 폭등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이 거래소에 모여들었고 거래소는 E재단에 가격 유지를 요구, E재단은 거래소에 마케팅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해 이득을 챙겼다.

이밖에도 가상자산에 대해 잘 모르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다단계 범죄, 예치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례, 유명인의 사칭 등 다양한 사기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지난해 개정된 특정금융거래정보법은 가상자산 산업을 육성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투자자들의 규모, 피해사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 등을 고려하면 올해 가을 가상자산업권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