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견제 나선 비트코인, 4년 만에 시스템 업그레이드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6-14 14:50 수정 2021-06-14 14:50

오는 11월 대규모 기술적 업그레이드 ‘탭루트’ 시행
거래 안전 강화 및 효율성 향상…‘스마트 계약’ 관심
이더리움과 디파이‧NFT 시장서 경쟁 가능성 높아져

사진=이수길 기자
사진=이수길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이 4년 만에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거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며 특히 ‘스마트 계약’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미 이더리움이 스마트계약을 통한 사업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에 대한 견제의 의도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외신, 업계 등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은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개선하는 ‘탭루트’(Taproot)에 동의했다. 업그레이드는 오는 11월 시작된다.

비트코인의 이번 업그레이드는 거래의 보안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는 ‘타원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을 이용해 비트코인 지갑을 관리하고 합법적 소유자만이 비트코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그레이드 이후 ‘슈노어 서명’으로 바뀌는데, 이는 여러 개의 서명으로 전환해 거래를 판독할 수 없게 만들어 보안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스마트 계약’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스마트 계약은 일정 조건이 달성되면 거래가 자동 체결되는 시스템으로, 계약 조건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지정해두면 계약이 이행되는 방식이다. 오류, 사기, 제3자의 간섭 가능성을 제거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탭루트를 통해 비트코인의 스마트 계약 비용을 낮추고 거래가 블록체인에서 차지하는 공간을 더 작게 만들면, 더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비트코인 기반 스마트 계약을 구축하게 된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기반 탈중앙 금융(Defi), NFT(대체불가능토큰)의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당초 비트코인은 중앙은행 없이 P2P 방식으로 결제나 송금 등 금융거래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됐다. 때문에 지금까지 비트코인은 여타 플랫폼에서 활용되지 않았으며 화폐 거래의 용도로만 사용돼 왔다.

반면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확장된 사용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블록체인에 기초해 다양한 앱 개발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스마트 계약 기능을 통해 금융, 물류, 부동산 등 각종 영역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이더리움은 디파이, NFT 등에서도 널리 쓰인다.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탈중앙화 금융으로, 대부분의 디파이 프로젝트가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 계약으로 채택되고 있다. NFT는 미술, 게임 등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 계약을 이용한다.

이번 비트코인 탭루트를 통해 스마트계약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면, 향후 이더리움과 시장에서 본격 경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 채굴 업체 매러슨 디지털 홀딩스의 프레드 틸은 “탭루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 계약”이라며 “스마트 계약은 본질적으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과 사업을 구축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