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코인 전수조사③]거래소 ‘잡코인’ 상장·상폐 맘대로…유의종목 상당수는 ‘단독 상장’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6-23 08:28 수정 2021-06-24 10:54

상장코인 전수조사, 사실상 ‘나홀로’ 상장코인 최대 100여종
보수적 상장 코빗 3종, 업비트 35종·빗썸 66종…코인원 99종
업비트·빗썸 유의종목 상당수 원화거래 기준 ‘단독상장’ 코인
글로벌 코인 전체 거래량서 차지하는 비중도 90% 이상 ‘다수’

[상장코인 전수조사③]거래소 ‘잡코인’ 상장·상폐 맘대로…유의종목 상당수는 ‘단독 상장’
국내 4대 거래소에 상장된 알트코인 가운데 다른 3개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가상자산(암호화폐)가 최대 100여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알트코인 상당수는 4대 거래소를 제외하고 극히 일부 거래소만 원화 거래를 지원, 사실상 ‘나홀로’ 상장한 가상자산이다.

특히 4대 거래소가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알트코인 가운데 상당수가 ‘나홀로’ 상장 코인으로 글로벌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인 코인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유의종목 알트코인 중 일부는 아예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장된 코인도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22일 블록스트리트가 국내 4대 거래소에서 원화거래가 가능한 알트코인을 전수조사한 결과 다른 3개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는 소위 ‘나홀로’ 상장 알트코인이 100여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업비트는 35종, 빗썸 66종, 코인원 99종, 코빗 3종이다. 코빗의 경우 상장을 보수적으로 진행, 다른 3개 거래소들과 비교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홀로’ 상장 알트코인의 문제는 국내 다른 거래소들에서 거래를 많이 지원하지 않아 사실상 단독 상장 코인이라는 점이다. 이들 알트코인이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폐지 될 시 투자자가 손해를 입을 수 있는 구조다.

코인마켓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업비트가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알트코인 중 원화마켓에 상장된 알트코인은 총 10종이다. 이 중 6종의 알트코인(원화거래 기준)이 국내 거래소에서 유일하게 업비트에만 상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빗썸 역시 비슷하다. 빗썸이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알트코인 중 원화마켓에 상장된 알트코인수는 12개다. 이 중 4종의 알트코인이 원화거래 기준 국내 단독 상장 코인이다. 업비트와 마찬가지로 기타 7종의 알트코인의 원화거래 지원 거래소는 빗썸을 제외 각 1개씩이다.

코인원의 경우 투자유의종목은 단 한종 고머니2가 설정돼 있다. 고머니2의 경우 원화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는 코인원, 빗썸, 비트소닉 등 총 3개 거래소다.

알트코인을 보수적으로 상장해오고 있는 코빗은 투자유의종목을 지정한 코인이 현재까지 없다.

[상장코인 전수조사③]거래소 ‘잡코인’ 상장·상폐 맘대로…유의종목 상당수는 ‘단독 상장’
업비트와 빗썸의 투자유의종목의 가장 큰 문제는 해당 거래소의 원화거래가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이다.

원화거래 기준 업비트에 단독 상장된 디마켓의 경우 글로벌 24시간 전체 거래량 가운데 업비트 원화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99.89%에 달한다. 이외에 단독 상장 알트코인을 살펴보면 아인스타이늄 98.26%, 엔도르 97.08%, 엘비알와이크레딧 92.58%, 코모도 40.62%, 트웰브쉽스 98.79% 등이다.

대다수 단독 상장 알트코인의 업비트 내 원화거래량이 글로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다.

이는 빗썸도 마찬가지다. 원화거래 기준 빗썸에 단독 상장된 디브이피의 경우 글로벌 24시간 전체 거래량 가운데 빗썸의 원화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96.37%에 달한다. 이어 아픽스 96.67%, 애프앤비프로토콜 99.97%다.

에프앤비프로토콜의 경우 글로벌 전체 시장에서 거래를 지원하는 거래소는 빗썸 글로벌을 포함해 6개지만 이 중 24시간 거래량이 있는 거래소는 빗썸, 빗썸 글로벌, Bitsdaq 단 3개 거래소다. 특히 빗썸의 원화 거래량은 3억4197만원인데 비해 빗썸 글로벌의 거래량은 9만2444원, Bitsdaq의 거래량은 4730원에 불과하다.

주목되는 부분은 글로벌 전체 거래소 중 빗썸에서만 단독 상장된 알트코인이 투자유의종목에 올랐다는 점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퀸비와 프레시움은 글로벌 전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빗썸, 빗썸 글로벌에서만 거래를 지원한다. 퀸비의 빗썸 원화거래량 비중은 100%, 프레시움 99.92%다.

업계에서도 상장과 상장폐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 투자자를 보호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증권거래소 같은 권위있는 기관으로부터 상장과 폐지가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다보니 거래소의 자체적인 기준으로 상장이 이뤄지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기 쉬운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 지침 등 가상자산 상장 등과 관련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김수민 기자 k8silver@
이어진 기자 lej@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