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톺아보기]국제 송금용 리플, SEC와의 소송전 ‘관건’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9-22 09:00 수정 2021-09-22 09:00

국제 송금용 프로젝트, 수수료 절감…시간 단축 ‘이점’
시세 등락에 ‘리또속’ 신조어까지, SEC 소송 여파 지속

[프로젝트 톺아보기]국제 송금용 리플, SEC와의 소송전 ‘관건’
리플은 국가간 송금 혹은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프로젝트다. 국제 송금 수수료를 낮추고 빠른 전송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현재 300여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안착했으며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3대장으로도 꼽혀온 프로젝트다.

17일 기준 리플의 시가총액은 약 511억달러로 가상자산 가격 정보 서비스 코인마켓캡 기준 4위에 이르는 가상자산이다. 총 발행량은 1000억개, 유통공급량은 466억개다. 24시간 거래량은 30억달러다.

최초 상장일인 2013년 8월 리플의 시세는 0.004314달러에 불과했지만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불면서 시세가 급등 2018년 1월 최고점인 1.676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투자 열풍이 위축되면서 지난해 3월 0.1582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가상자산 랠 리가 이어지면서 시세가 상승, 17일 기준 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리플은 글로벌 은행들 간 국제 자금을 송금하는데 활용될 수 있도록 고안된 프로젝트다. 리플의 슬로건 역시 “세계가 가치를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다. 리플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은행들이 참여, 전세계 어느 곳으로나 송금요청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게 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리플은 비트코인이 출시되기도 전인 2004년 리플페이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였다. 비트코인이 출범하기도 전이었던 만큼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진 않았다. 국제 자금 송금에 블록체인을 접목하자는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12년이다.

2012년 크리스 라슨과 제드 맥케일럽은 오픈코인(현 리플랩스)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활용할 시 국제 송금 시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빠른 송금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한 이들은 2013년 가상자산 리플을 개발한다. 벤처 투자사 앤드리슨 호로위츠와 구글 벤처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리플을 공동 개발한 라슨과 맥케일럽은 리플랩스의 운영을 두고 지속 마찰을 빚어오다 급기야 갈라서게 됐고 크리스 라슨만 남아 리플 프로젝트를 지속 추진하기 시작했다. 크리스 라슨는 지난 2018년 1월 미국 포브스가 발표한 전세계 가상자산 부자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리플랩스에서 나간 제드 맥케일럽은 리플과 유사한 스텔라루멘을 개발, 주목을 끌었다.

리플이 가상자산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다. 그해 리플 네트워크에 BBVA, SEB, 액시스, 예스 등의 글로벌 은행, 지불 서비스 업체들이 가입하기 시작했다. 리플랩스는 그해 국제 지불 네트워크 리플넷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가상자산 평가업체인 쟁글은 “리플은 현재 약 3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등 업계 내에서 선두적인 지위에 있는 프로젝트”라며 “리플넷을 사용한 송금 서비스의 경우 비용 절감 및 시간 단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리플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투자하기 까다로운 가상자산으로 꼽힌다. 리플로 돈을 벌은 투자자들은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다른 가상자산들과는 달리 시세 등락폭이 큰데다 상승과 하락을 쉽게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가상자산은 글로벌 금융 및 블록체인 이슈에 따라 일정 수준 예상할 수 있지만 리플은 이와 반대로 시세가 형성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단순 ‘설’ 하나에도 시세가 등락을 거듭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죽하면 “리플에 또 속았다”의 줄임말인 ‘리또속’이라는 신조어로 비난, 조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리플은 미국 증권위원회(SEC)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SEC는 지난해 미등록 증권을 거래했다며 리플랩스를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했다. 가상자산 리플을 미등록 증권으로 간주,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대표가 1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증권을 무단으로 판매했다고 판단한 것. 리플랩스는 리플이 미등록 증권이 아닌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자산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까지 SEC와의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으며 아직 소송의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리플랩스는 만약 이번 소송에서 패소하게 될 경우 본사를 미국에서 다른 국가로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추고 있다.

리플은 쟁글의 가상자산 신용도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당초 A+ 등급이었지만 미국 SEC의 소송에 따라 한단계 낮은 A등급으로 하락했다.

쟁글은 “최근 SEC가 제기한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 소송은 리플에 리스크로 작용될 것”이라며 “리플 솔루션을 사용, 송금을 테스트해온 은행들이 더 이상 솔루션을 사용하지 않은 상황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국제 송금분야에서 독보적인 리플의 펀더멘탈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