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사토시인가 사기꾼인가…크레이그 라이트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11-24 07:45 수정 2021-11-24 09:16

크레이그 라이트, 2016년부터 "내가 사토시 나카모토" 주장
업계 비판에 말 바꾸기 논란, 가상자산 업계 "사기꾼" 지적
비트코인 개발진 클레이먼 소송, 33조 걸린 세기의 재판

[블록체人]사토시인가 사기꾼인가…크레이그 라이트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과 현재의 블록체인 기술을 있게 한 것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의 저자가 작성한 '비트코인: P2P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이름의 짧은 논문, 백서였다. 2008년 10월 짧은 한 편의 논문은 현재의 모든 블록체인 시스템의 시초가 됐으며 무수한 가상자산을 탄생시킨 근간이 됐다.

비트코인 백서를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에 대해서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 엔체인 최고과학책임자는 사토시 나카모토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하나다. 그가 사토시 나카모토 인지 여부를 두고 업계는 수년간 설왕설래 중이다.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들은 그가 사토시 나카모토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라이트는 자신이 백서를 발간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트는 노섬브리아 대학교 법학과, 뉴캐슬대학교 통계학, 찰스 스튜어드 대학교 컴퓨터과학 및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통계 및 컴퓨터 분야 전문가다. 1997년 드모르간 보안정보시스템을 설립했으며 2011년 파노틱크립 대표, 2013년 핫와이어그룹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2015년부터 현재까지 엔체인의 최고과학책임자를 맡고 있다.

그는 2016년 영국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다. 당시 언론 매체들 앞에서 비트코인 개발 초기에 만들어진 키를 활용, 메시지에 서명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시연에서는 비트코인 재단 관계자들이 그의 주장을 확인, 주목받기도 했다.

라이트가 시연을 한 뒤 가상자산 업계 및 커뮤니티에서 "실제 제네시스 블록과 관련한 고유 키 값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사토시 나카모토가 아니라는 주장들이 잇달아 제기되자 돌연 사과문을 올리고 주장을 철회하며 잠적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며 말을 바꿔 논란이 일었다.

가상자산 업계 및 커뮤니티에서는 라이트가 비트코인 백서를 발간한 사토시 나카모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한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찰리 리 라이트코인 창시자 등은 그를 '사기꾼'이라고 힐난한다.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 2018년 서울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입만 열면 말도 안되는 소리만 늘어놓는 사기꾼을 컨퍼런스에 초대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찰리 리 라이트코인 창시자 역시 "라이트의 발표를 보면 자신이 무슨 말인지 모르는 그럴싸한 단어들을 늘어놓는 수준"이라며 "사토시 나카모토가 자기라는 주장은 거짓말이다. 그는 사기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세계 첫 가상자산 거래소인 마운트곡스를 파산하게 만든 해킹을 일으킨 주범이라는 주장들도 나온다.

가상자산 모네로 개발자인 리카르도 스파그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크레이그 라이트는 자신의 변호사에 본인이 마운트곡스의 비트코인을 해킹한 사람이라 인정했다"면서 "자신의 소유라 주장한 지갑 주소는 마운트곡스에서 해킹된 자금이 유입된 주소"라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업계 주요 전문가들의 잇단 비판, 지적에도 불구하고 라이트는 지속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라이트의 사업 파트너였던 데이브 클레이먼이 2013년 사망한 뒤 유족들이 라이트를 상대로 100만개의 비트코인 소유권을 놓고 소송을 제기했다.

클레이먼 유족 측은 라이트와 클레이먼이 비트코인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했다며 사토시 나카모토가 소유한 100만개의 비트코인 중 절반을 요구했다. 요구한 비트코인은 현재 한화 기준 약 33조원에 달한다.

라이트 측은 지속 자신이 비트코인의 단독 창시자이며 클라이먼의 역할은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이와 관련한 재판은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컴퓨터 분야 지식 등을 고려할 시 실제 비트코인 창시자는 크레이그 라이트가 아닌 클레이먼일 수 있다는 주장들도 나온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