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코인 클레이, 급등하더니…2주만에 상장가 밑으로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6-19 14:19 수정 2020-06-19 14:19

클레이, 상장 후 가격 널뛰기
한정된 물량에 투자자 몰려
클립 대중화 전부터 투기 낙인

(사진-코인원)
(사진-코인원)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디지털(가상)자산 클레이(KLAY)가 급등 후 연일 하락세다.

19일 정오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인원 기준 클레이 가격은 197원에서 200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지난 5일 시초가 183원 상장 후 8일 한때 390원까지 약 110% 이상 급등했으나,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장 중 한때 182.5원까지 내리며 상장가를 밑돌았다.

가격 하락과 함께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코인원 상장 첫날엔 1580만개, 8일엔 1860만개가 거래됐으나, 전일 거래량은 506만개에 불과하다. 상장 2주 만에 거래량이 70% 급감한 셈이다.

최초로 클레이의 원화 상장을 이끈 지닥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지닥에서 클레이는 5월 14일 12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이달 5일 한때 498원까지 값이 올랐으나 현재는 190원 후반에서 가격이 움직이고 있다. 거래량 역시 코인원과 마찬가지로 가격 급등에 맞춰 크게 늘었다가 현재 줄어드는 추세다.

국내 가격 상승으로 덩달아 가격이 급등한 해외 디지털자산거래소 상장 클레이 가격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현재 클레이는 ▲업비트 싱가포르 ▲업비트 인도네시아 ▲리퀴드 글로벌 ▲게이트아이오 등에 공식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비트코인처럼 발행량이 한정된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실사용처도 명확하지 않은 시점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위해 묻지마 매수한 결과라는 것. 실제 클레이의 초기 발행량은 100억개이며, 매년 3%(3억개)가 추가 발행된다.

문제는 생태계 활성화 전부터 투기 낙인이 찍힌 클레이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브런치를 통해 “가장 경계하는 것은 토큰의 시세차익에만 관심을 두고, 클립보다 클레이 토큰이 주목받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를 애초 네트워크와 관리에 참여하는 거버넌스 카운슬 회원사와 클레이튼 생태계 내 다양한 블록체인에 서비스에 참여하는 이용자에게 보상 수단으로 사용하려 했다. 국내 상장 대신 해외 거래소 상장을 우선으로 한 것도 국내에서의 디지털자산의 부정적인 시각을 고려해서다.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 관계자는 “특금법 통과와 대기업의 시장 참여는 기존 부정적인 가상자산 시장의 이미지를 쇄신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지만,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의 무단 상장으로 오히려 부정적인 시각만 더해진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퍼블릭 블록체인 특성상 상장 자체가 문제 되는 건 아니지만, 상장을 원치 않는 프로젝트의 입장도 고려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단 다른 관계자는 “그라운드X가 준비기간을 거치고 상장했어도 카카오의 이름값 때문에 한 번은 거쳐야 했을 관문”이라며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가람 기자 j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