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디파이, 예치금 9조원 돌파…업계 “매직워드 우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9-01 15:34 수정 2020-09-01 15:34

디파이 예치금 9월 10조…8월 4조원의 두배↑
올해 1~3월 7000억원대로 낮았지만 이후 급증

사진=비탈릭부테린 트위터 캡처
사진=비탈릭부테린 트위터 캡처
탈중앙화금융 디파이(DeFi)에 예치된 금액이 9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초와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늘어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파이에 대한 투자 과열 우려를 내놓고 있다.

디파이 정보공개 서비스 ‘디파이펄스’는 1일 기준 디파이에 예치된 금액이 8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같은날 밝혔다. 한화로 10조4112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지난 8월 1일 디파이에 예치된 금액은 38억달러로 한화 약 4조4957억원이었다. 한달 새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탈중앙화 금융을 뜻하는 디파이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제공되는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은행 등 중앙기관을 통해 이뤄진 기존 금융 서비스와 대조적이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이더리움 등을 맡긴 이들에게 자사 디지털자산 다이를 대출해주는 메이커다오를 꼽을 수 있다.

올해 1월 1일 디파이 예치금액은 7972억원(6억7400만달러)이었다. 4월 1일까지 7747억원(6억5500만달러)으로 예치금 규모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예치금은 5월 1일 1조669억원(9억200만달러)으로 증가했다.

이어 6월 1일 1조2431억원(10억달러)을 돌파한 디파이 예치금은 7월 1일 2조3656억원(20억달러), 8월 1일 4조8378억원(40억달러), 9월 1일 10조4112억원(88억달러)로 매달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에선 디파이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디지털자산 서비스 수요와 제도적 기반 마련이 맞물리면서 디파이 서비스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 업계 관계자는 “디파이 서비스는 스마트컨트랙트를 기반으로 이뤄지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매커니즘을 확인하는 이들은 적다보니 악용하려는 사업자들도 있을 수 있다”며 “최근 디파이 서비스가 증가하는 것 역시 같은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사업자로서 디파이가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탈중앙화된 금융 서비스라는 것이 결국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소재가 불명확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ICO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투자자들이 몰리듯, 디파이 역시 또 다른 ‘매직워드’가 되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디파이의 핵심 기능인 스마트컨트랙트 지원으로 주목받은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역시 “디파이가 높은 인기를 끄는 것은 사실이지만 (디파이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지난 8월 트위터를 통해 전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디파이 서비스 얌 파이낸스의 경우 지난 12일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다음날 오전 프로토콜 코드 버그 문제로 서비스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당시 얌 파이낸스에 스테이킹된 액수는 5444억원(4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