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어 유럽도 CBDC 발행 검토…디지털화폐 주권 경쟁 본격화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11-04 14:50 수정 2020-11-04 14:50

유럽 ‘CBDC’ 관련 설문 진행, 논의 시작…내년 중 결론
중국, 대도시서 시범 적용…디지털화폐 관련 법령도 마련
디지털경제 확산, 주요국 간 디지털화폐 주권 경쟁 가열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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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디지털화폐(CBDC) 발행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다. 유럽은 내년 중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시범 도입한 중국에 이어 유럽이 CBDC 도입 논의를 시작하면서 디지털화폐 주권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4일 관련 업계와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는 최근 디지털 유로 발행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 CBDC 도입 논의를 본격화했다.

미국 경제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크리스틴 리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달 열린 IMF 온라인 연례총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은 일하고 거래하고 지불하는 방법을 포함해 많은 구조적 변화를 불러왔다”면서 “디지털유로 발행을 매우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ECB는 지난달 초 디지털유로 도입에 대한 공개 논의를 공식화했으며 내년 중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난 9월에는 디지털유로 상표등록도 출원했다.

코인텔레그래프 등 블록체인 전문 외신들에 따르면 ECB는 지난달 초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유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시민들이 안전한 형태로 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유로시스템을 지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속 유럽이 CBDC 발행을 검토하면서 중국 등과 디지털화폐 주권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CBDC 측면에서 선두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 공개 실험을 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에서 시범 운영 중에 있으며 지난달에는 광둥성, 선전시와 함께 시민 5만명에게 총 1000만 위안의 디지털 위안화를 지급, 슈퍼마켓이나 음식점 등 상업시설에서 쓰도록 했다.

CBDC도 법정화폐로 인정하는 내용의 법 개정에도 나섰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실물이 아닌 디지털 형식의 위안화도 법정 화폐로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민은행법 개정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

중국이 CBDC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에 맞먹는 위상을 갖춰 국제 결제시장에서 미국을 넘어서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디지털화폐가 미국의 달러 지위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의 국제문제 싱크탱크인 아틀란틱카운실은 리포트를 통해 “유럽이 CBDC 발행을 통한 결제시스템을 완성,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을 유지 및 강화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