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일론 머스크 “비트코인 비싸다”…“금 옹호론자 반박한 것”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2-22 15:57 수정 2021-02-22 15:57

테슬라 BTC 투자 수익 약 9억달러
2020년 차량 판매 수익보다 높아
머스크 트윗에 ‘이중적 태도’ 지적
맥락상 “비관론자 비꼰 것” 분석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정말 높다’고 발언하며 업계에 관심이 쏠렸다. 얼마 전까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유인한 머스크가 회의론을 보인 게 아니냐는 비난이다. 하지만 트위터를 통해 나온 해당 발언을 두고, 금 투자 옹호론자를 비꼬기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기자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높긴 높다(That said, BTC & ETH do seem high lol)”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과열됐다는 평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비트코인을 통해 수익을 본 뒤 과열을 지적하는 이중적인 태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지난 8일 알려진 바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이 운영하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를 통해 비트코인에 약 15달러를 투자했다. 또 비트코인을 통한 자사 전기차 구매를 가능하게 했다.

당시 비트코인의 활용도가 높아지며 비트코인 가격 역시 4000만원대에서 5000만원대로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수익도 커졌다. 실제로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수익은 2020년 자사 자동차 판매로 얻은 숭기보다 높은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았을 경우 이들의 비트코인 투자 수익은 9억3000만달러 정도다. 반면 2020년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수익은 7억2100만달러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트코인으로 충분한 수익을 본 머스크가 최근 발언을 통해 비트코인 투자 과열을 지적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해당 발언은 전혀 다른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머스크의 트윗 전문에 따르면 금 투자를 옹호하는 피터 시프의 트윗을 반박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피터 시프는 비트코인 비관론자로서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만큼 거의 엉망이라고 말했다. 그건 맞다”며 “금은 엉망이지 않다. 돈이나 비트코인보다 낫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이에 “금을 보유한 것과 금을 보유했다는 이메일을 갖고 있는 것은 다르다”며 “디지털자산을 갖고 있는 편이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이어 한시간 뒤 논란이 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높긴 높다”는 트윗을 게재했다. 맥락상 비트코인을 통해 금보다 많은 수익을 볼 수 있다며 비꼬는 내용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 프로필을 비트코인 이미지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필요에 따라 디지털자산을 발행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2일 비트코인 가격은 6200만원대를 기록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