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엠노믹스①]스테이블코인 개발부터 디엠까지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4-06 07:17 수정 2021-04-06 07:17

페이스북 주도 디엠, 2018년 개발 준비…간편 송금에 ‘주목’
2019년 백서 공개하며 공식화, 글로벌 금융·IT업계 대거 참여
각국 정부 잇단 우려, 글로벌 통화 체계에 대한 반기…압박 ↑
지난해 백서 2.0 공개, 단일 통화 계획 취소…디엠으로 변경
1월 출시 보도 이어졌지만 ‘오리무중’, 연내 출시할지 ‘주목’

사진=디엠 홈페이지 캡처
사진=디엠 홈페이지 캡처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디엠(구 리브라)가 연내 출시될 전망이다. 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20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기반으로 글로벌 디지털자산(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 뿐 아니라 금융 시스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각국 정부들은 ‘디엠 쇼크’로 인해 디지털화폐(CBDC) 도입과 관련한 논의,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디엠의 개발 과정부터 현재까지를 살펴봤다.

디엠은 페이스북을 필두로 한 디엠협회가 올해 중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자산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페이스북이 공식적으로 스테이블 코인, 디지털자산 등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 투자 열풍이 불던 2017년부터로 평가된다.

페이팔 회장을 지내다 지난 2014년부터 페이스북 메신저 및 왓츠앱을 포함하는 메시징 상품을 맡고 있던 데이비드 마커스 수석부사장은 그해 12월 미국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이사회에 합류했다. 당시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본격적으로 디지털자산, 블록체인 기술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1달 뒤인 2018년 1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직접 디지털자산과 관련한 기술에 관심이 있다고 언급, 주목을 끌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암호화와 디지털자산 등의 기술은 중앙집권적 시스템에서 권한을 빼앗아 사람들에 되돌려 준다. 디지털자산 기술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 페이스북에서 이를 사용하는 방법을 심층적으로 연구하는데 관심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블록체인, 디지털자산 관련 개발 의욕을 드러냈다.

한 동안 페이스북 관련 주요 인사들의 블록체인, 디지털자산과 관련한 움직임이 발견되지 않다가 2018년 12월 외신들을 통해 페이스북이 스테이블 코인을 개발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메신저인 왓츠앱 이용자들이 송금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자체 스테이블 코인을 개발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당시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해 디지털자산 기업 및 업계 리더들과 프로젝트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설명,글로벌 기업들이 뛰어드는 협회 출범의 가능성이 점쳐졌다.

이듬해인 2019년부터 페이스북의 디지털자산,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본격적인 드라이브가 시작됐다.

그해 2월 페이스북이 영국 블록체인 기업인 체인스페이스를 인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외신들은 체인스페이스의 인수가 블록체인 기술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2019년 4월 페이스북은 연례 개발자 행사인 F8 컨퍼런스에서 사용자들이 보다 간편하게 송금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하는가 하면 다음 달인 5월 페이스북이 글로벌 업체들과 협력해 ‘리브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베일에 감춰져있던 페이스북의 스테이블코인 개발 프로젝트명이 처음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보도가 나온 이후 1달만인 2019년 6월 페이스북은 리브라 백서를 공개하며 스테이블코인 개발을 공식화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개인 송금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메신저인 왓츠앱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처럼 송금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데 공을 들였다. 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정 화폐가 아닌 여러 화폐 꾸러미(바스켓)과 연동, 이들이 리브라의 가치를 담보하는 형태의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겠다고도 명시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리브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금융 인프라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 리브라 협회 회원사들.
구 리브라 협회 회원사들.
백서가 공개된 이후 블록체인, 디지털자산 업계에서 단연 화제가 된 것은 노드 참여자들이었다. 노드 참여자에는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의 글로벌 금융 결제 업체 뿐 아니라 우버, 이베이, 스포티파이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백서 공개 당시 노드 참여자들 수는 20여개사에 달했다.

백서가 공개된 이후 각국 정부들은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청문회까지 진행됐다.

각국 정부가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고 나선 것은 기존 중앙은행이 관리하고 있던 금융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페이스북이 사실상 거대 은행 역할을 맡게 된다는 지적과 더불어 사실상의 통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만큼 출범 전 이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들이 잇달아 쏟아졌다.

특히 스테이블 코인은 국제 송금 비용이 적은 데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없는 곳에서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점에서 기존의 법정화폐보다 높은 이점을 갖는다. 페이스북의 이용자수는 20억명을 넘어선다. 무역 시장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법정화폐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각국 정부의 우려가 지속되자 지난해 4월 리브라협회는 백서 2.0을 공개하며 한발 물러섰다.

협회는 백서를 통해 글로벌 단일 스테이블 코인을 선보이겠다는 당초 계획을 포기하고 각국 화폐에 일대일로 연동되는 여러 스테이블 코인을 출시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다. 보안 등의 우려에도 5년 내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포기했다.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방지 등의 규정도 준수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췄다.

각국 정부 및 규제기관의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 속 지난해 12월 리브라협회는 명칭을 디엠으로 변경하고 안전한 지불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외신들에 따르면 당초 디엠은 올해 1월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3달이 넘도록 출시는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업계와 외신에서는 연내에는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