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톺아보기]‘이더리움 킬러’ 불리는 3세대 가상자산 이오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5-20 16:10 수정 2021-05-20 17:15

DPoS로 평균 처리속도 3000TPS…이더리움의 150배
이더리움 벗어나 메인넷 개발…거래소 출시로 가격↑

[프로젝트 톺아보기]‘이더리움 킬러’ 불리는 3세대 가상자산 이오스
비트코인이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 1세대, 이더리움이 2세대 가상자산이라면 3세대 블록체인, 가상자산은 이오스가 꼽힌다. 이오스는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이끈 이더리움 대비 평균 처리 속도와 수수료 부담을 낮춰 ‘이더리움 킬러’라고도 불린다. 3세대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만큼 시장에서도 이에 주목,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오스의 시세는 20일 기준 6906원(6.1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오스 가격을 처음으로 기록한 2017년 7월 2일 가격인 3056원(2.7달러)에서 125% 상승한 셈이다.

시가총액은 6조5170억원(약 57억달러)로 전체 가상자산 가운데 24위, 20일 기준 24시간 거래량은 11조2443억원(약 99억달러)로 12위다. 역대 최고가는 2018년 4월 29일 2만4389원(21.54달러)으로 이후 최고가는 올해 5월 12일 1만6271원(14.37달러)을 기록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의장도 ‘주목’ = 이오스는 2017년 5월 카리브해 케이맨 제도에 위치한 미국 블록체인 기업 블록원의 브렌든 블루머 CEO와 댄 라리머 CTO가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사실상 이오스를 개발했다고 평가받는 라리머는 탈중앙 SNS 모델의 대표 격으로 꼽히는 스팀 CTO을 맡는 등 전부터 블록체인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라리머와 블루머가 함께 세운 블록원은 앤드류 블리스 CSO, 아론 리블링 COO, 스티브 엘리스 CFO, 애비 블루머 CCO 이안 스미스 CPO, 알렉스 에라스무스 CLO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오스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분산 애플리케이션인 디앱을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2017년 5월 ‘컨센서스 2017’에서 처음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다음 달 ICO를 통해 가상자산을 공개했다.

이오스는 ICO에서부터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목표 투자금액의 최소치(소프트캡)와 최대치(하드캡)을 설정해 비교적 짧은 기간에 가상자산을 공급하는 기존 ICO 방식과 달리, 이오스는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으로 2017년 6월 26일부터 이듬해 6월 1일까지 1년 동안 토큰 10억개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많은 투자자를 유치했다.

ICO 기간 동안 이오스는 에릭 슈미트 구글 의장이 운영하는 벤처투자 기업 투모로비씨로부터 투자를 받고, 신용평가기관 와이스레에팅스로부터 이더리움과 같은 등급인 B등급을 받기도 했다. ICO를 마친 뒤엔 투자자들로부터 만장일치로 동의를 받아 메인넷 EOS.IO 1.0을 정식 출시했다. 최초 개발에서 기반이 됐던 이더리움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메인넷을 구축한 것이다.

이오스의 비전은 이더리움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처리속도를 높이고 수수료(가스) 부담을 낮추는 데에 있다. 이더리움처럼 튜링완전언어로 구축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디앱 등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만, 이더리움보다 운영 속도가 빠르고 이용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낮은 것이다. 이 때문에 이오스는 ‘이더리움 킬러’라고도 불린다.

◇빠른속도, 낮은 수수료…자칭 이더리움 ‘킬러’ = 이오스의 대표적인 특징으론 위임지분증명(DPoS) 방식 합의 알고리즘을 꼽을 수 있다. 이더리움 플랫폼은 1000개에 달하는 디앱을 운영하며 초창기보다 처리 속도가 느려졌다. 방대한 사용자 정보를 처리하는 거대 IT기업과의 경쟁이 어렵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위임지분증명은 가상자산을 보유한 이들이 투표를 통해 대표자들을 선출하고, 이들에게 블록체인 운영권을 위임하는 증명 방식이다. 투표권은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지분율에 비례하는 것이 특징이다.

2018년 6월부터 DPoS 방식을 적용한 이오스 생태계는 토큰 보유자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 블록 생성자 21명에 의해 운영된다. 모든 노드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하는 이더리움과 달리, 이오스에선 위임된 21개 노드에서만 거래를 검증한다. 검증 방식이 간소화되면서 처리속도는 높아진다. 이오스의 거래 처리속도는 3000TPS로 이더리움(20TPS)보다 약 150배 빠르다.

이오스의 대표 블록 생성자는 28개 국가에 위치한 약 180개 후보 기업 중에서 선정됐다. 우리나라에선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가 운영하는 이오시스와 네오플라이, 네오위즈 등이 운영하는 이오서울이 참여 중이다. 선정된 블록 생성자들은 0.5초당 1개씩 블록을 생성 중이다. 블록 생성 대가로는 매년 신규 발행하는 가상자산의 10~20%를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단 24시간 동안 블록을 만들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퇴출된다.

하지만 DPoS를 도입하면서 대규모 투자자를 위주로 정책이 마련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상자산 보유자들은 블록 생성자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보유한 가상자산을 3일 동안 스테이킹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거래를 할 수 없는 부담 때문에 사실상 많은 액수를 투자한 이들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규모 투자자를 위한 정책들이 주로 나오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오스 플랫폼은 투표 참여자 보상 정책을 수정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현재 이오스 생태계의 투표율은 37%에 달한다.

이오스의 또 다른 경쟁력으론 이용자 수수료 무료 정책이 꼽힌다. 이더리움은 거래 발생 시 이용자들에게 수수료 ‘가스’를 청구한다. 가스는 거래를 기록하는 이더리움 노드에게 간다. 반면 이오스는 디앱 개발자들이 수수료를 부담하는 정책을 통해 이용자들의 수수료 부담을 낮췄다.

이 외에도 이용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텍스트 형태의 계약 방식인 ‘리카르디안 계약’을 도입해 ‘이오스 헌법’이라 불리는 운영 방침을 제정하고, 버그 신고 시 보상을 주는 시스템으로 그림자 노동 부담을 낮추는 등 이용자 친화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이오스 가격이 1만6271원(14.37달러)으로 급등, 2018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블록원이 이오스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 ‘불리시’를 열겠다고 발표하면서 가격 상승을 유인한 것 때문이다. 불리시 운영을 위해 블록원이 확보한 자금은 11조원(약 1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엔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노무라 증권사 등이 참여했다. 불리시는 가상자산 대출 등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