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바이낸스, 잇따른 규제 압박에 ‘휘청’…신산업 ‘성장통’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7-15 16:41 수정 2021-07-15 16:41

FCA 업무 중단 명령으로 바이낸스 결제 지원 취소 지속
일본·캐나다·태국·인도 이어 국내도 ‘신고대상’ 규제 움직임
글로벌 1위 바이낸스, 신산업 성장통에 타격…대응에 ‘촉각’

바이낸스 CZ CEO. 사진=바이낸스 CZ CEO 트위터
바이낸스 CZ CEO. 사진=바이낸스 CZ CEO 트위터
글로벌 1위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영국 금융감독청(FCA)으로부터 업무 중단 명령을 받은 데에 이어 캐나다와 인도, 일본 등에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해지며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에서도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낸스에 대한 각국 정부의 잇단 압박을 두고 신사업 규제의 성장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대형 은행 바클레이즈는 최근 바이낸스에 제공 중이던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결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바이낸스 이용자들이 바클레이즈의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로 바이낸스 내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가 중단되는 것이다. 이어 글로벌 결제 서비스 기업 클리어정션 역시 바이낸스 결제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잇따른 결제 기업의 바이낸스 서비스 중단은 FCA의 바이낸스 업무 중단 명령 때문이다. 지난달 FCA는 바이낸스가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고 영국 내에서 영업을 이어가선 안된다며 업무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FCA의 업무 중단 명령에 이어 바이낸스는 영국 이용자들에게 제공 중이던 파운드화 출금 서비스를 두 차례 중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클리어정션은 결제 서비스 지원 중단 이유로 FCA의 규제를 들었다. 클리어정션 측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에게 자금인출을 지원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며 “영국 FCA가 바이낸스 측에 영업을 중단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FCA의 바이낸스 규제 기조는 글로벌로 퍼져나갔다. 일본 금융청(FSA)은 바이낸스가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일본 내에서 영업 중이라고 경고했다. FSA는 2018년에도 해당 사유를 근거로 바이낸스 측에 규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온타리오 증권위원회(OSC)는 바이낸스가 등록 없이 가상자산 플랫폼을 운영 중이라고 지적했다. 계속된 압박에 바이낸스는 결국 온타리오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태국 증권거래위원회 역시 바이낸스가 면허를 취득하지 않고 태국 내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왕립 태국경찰청에 바이낸스를 형사 고발했다. 케이먼제도 통화당국도 바이낸스가 제도 내에서 영업할 권한을 취득하지 않고 영업 중이라는 안내문을 보냈다. 인도에선 바이낸스의 자회사 거래소 와지르X가 자금세탁 혐의로 인도 금융범죄 조사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바이낸스의 규제 조짐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달 바이낸스를 비롯한 해외 거래소 역시 국내 사업을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바이낸스 측에게 한국어 서비스가 영업을 하려는 것인지 소명하도록 안내문을 보낼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못하게 하겠다고 의사를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바이낸스가 “국내 거래소에겐 허용되지 않은 가상자산 선물 거래를 제공 중”이라며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영업을 계속 하기 위해선 국내법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에 진출한 바이낸스의 유한회사인 바이낸스KR의 경우 같은 해 12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당시 거래량이 낮아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선 가상자산 사업자 등록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영업을 멈췄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에선 각국 정부의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 이슈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규제가 적용되지 않던 업계에 새로운 규제가 도입될 땐 바이낸스와 같은 글로벌 1위 기업이 가장 먼저 규제를 받기 마련”이라며 “바이낸스 역시 이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 역시 “이전부터 플랫폼 업계에선 글로벌 기업을 규제에서 제외하며 자국 내 기업들이 역차별 받는다는 이슈가 나왔다”며 “가상자산업 자체에 대한 각 규제당국의 우려가 높은 만큼, 바이낸스가 각국 규제에서 제외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