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초읽기 들어간 이더리움 ‘런던 하드포크’, A to Z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8-05 15:27 수정 2021-08-05 15:27

오늘 밤 이더리움 런던 하드포크 단행, 가스비 절감
작업증명→지분증명 이더리움2.0 전환 과정 중 하나
엇갈리는 시세 전망…“간다” VS “못간다” 설왕설래

사진=이더리움 재단 블로그 화면 캡쳐.
사진=이더리움 재단 블로그 화면 캡쳐.
가상자산(암호화폐) 이더리움의 런던 하드포크가 눈 앞에 다가왔다. 이더리움의 본질적 문제로 거론되던 전송 시 일종의 수수료 역할을 하는 가스비를 줄이는 것이 런던 하드포크의 핵심이다. 현재의 작업증명 방식에서 지분증명 방식으로 전환하는 이더리움 2.0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 있는 중요 하드포크로도 꼽힌다. 시장에서는 런던 하드포크로 인해 단기적으로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장기적 시세 전망에 대해서는 설왕설래 중이다.

◇이더리움 런던 하드포크 ‘초읽기’…하드포크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 양대산맥을 이루는 이더리움의 런던 하드포크는 5일 저녁 9시45분 경 진행될 예정이다.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이 어느 한 시점에 변경, 두 갈래로 나눠지는 것을 일컫는다. 기존 블록체인들의 기능 개선, 오류를 수정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블록체인을 나누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에서의 업데이트라 볼 수 있다.

이더리움은 그간 수차례의 하드포크를 단행했다. 대표적인 하드포크 사례로는 지난 2016년 7월 진행된 하드포크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16년 6월 해커들이 이더리움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 해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시세로 600억원에 달하는 이더리움이 도난당했고 해킹 사고로 인해 이더리움의 시세는 폭락했다.

이더리움 재단은 해킹 사건 이후 해결책으로 하드포크를 제시했다. 하드포크는 이더리움 참여자들 과반의 지지를 얻어야 가능하다. 당시 이더리움 참여자의 85%가 이더리움 재단을 지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하드포크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이더리움의 네트워크는 모두 이때 갈라져 나온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당시 하드포크에 동의하지 않는 개발, 참여자들은 기존 블록체인을 남겨 이더리움 클래식을 탄생시켰다.

해킹 사고 외에도 성능 개선, 오류 수정 등을 위해서도 하드포크가 진행됐다. 지난 2017년 10월 비잔티움, 2019년 3월 콘스탄티노플, 2020년 1월 뮤어빙하, 2021년 4월 베를린 하드포크 등이 진행된 바 있다.

사진=이더리움 재단 홈페이지 화면 캡쳐.
사진=이더리움 재단 홈페이지 화면 캡쳐.
◇런던 하드포크, 이더리움 2.0 가기 위한 준비 과정

오늘 밤 진행되는 런던 하드포크의 핵심은 트랜젝션 시 발생하는 일종의 수수료인 ‘가스비’를 줄이는 것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는 높은 가스비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가스비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에서 거래나 계약이 일어날 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네트워크지만 사용자들이 몰릴 경우 과부하가 생길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수료 성격의 가스비를 부과하고 있다. 더 높은 가스비를 제시하면 할수록 거래 및 기록이 빨라진다.

하지만 네트워크 사용자들 사이에서 빠른 전송 및 기록을 위해 가스비를 과도하게 책정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네트워크 참여자들 간 경쟁 속에 가스비는 높아졌고 한번의 트랜젝션을 보낼때마다 몇 달러에서 몇십달러 이상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런던 하드포크는 가스비를 기본 수수료와 우선 수수료로 구분하는 제안(EIP-1559)이 반영, 적용된다. 네트워크가 붐비는 정도에 따라 자동으로 기본 수수료를 책정하고 사용자들이 각기 우선 수수료를 얼마나 지불할지 결정하게 하는 형태다. 기본 수수료를 통해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적정 수수료를 알 수 있도록 유도, 가스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런던 하드포크를 통해 가스비가 저렴해지면 디앱, 디파이 생태계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런던 하드포크는 이더리움 2.0으로 가는 중간 디딤돌 단계 역할을 하는 하드포크다.

이더리움 재단은 생태계 완성을 목적으로 총 4단계에 걸친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1단계는 프론티어, 2단계는 홈스테드, 3단계는 메트로폴리스, 최종 목표 단계인 4단계는 세레니티라고 명명됐다. 단계별 진화를 위해 몇차례에 걸쳐 하드포크가 이뤄진다.

업계에서는 런던 하드포크가 이더리음 2.0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더리움 2.0은 현 이더리움의 작업증명 방식에서 지분증명으로 바꾸는 대형 업데이트다.

현재 이더리움은 작업증명 방식으로 더 많은 컴퓨팅 작업을 한 채굴자에 블록 생성 권한을 줬다. 경쟁적으로 컴퓨팅 자원을 쓸 수 밖에 없을뿐더러 처리 속도 역시 초당 수십 건 수준으로 제한적이다. 네트워크 출범 초기에는 해당 트랜젝션만으로도 다른 디앱 생태계를 지원하는데 충분했지만, 이더리움을 근간으로 한 디앱, 디파이 생태계가 확산되며 문제로 작용해왔다.

지분증명은 일정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에 권한을 주는 형태의 합의과정이다. 경쟁적으로 컴퓨팅 파워를 들일 필요가 없어 전력 소비량도 감소시키고 처리 속도 역시 대폭 빨라진다.

이더리움 재단은 지난해 말 세레니티의 페이즈0에 해당하는 비콘체인을 가동하며 이더리움 2.0으로의 전환 여정을 밟고 있다.

런던 하드포크에는 난이도 폭탄을 올해 말로 연기하는 내용의 업데이트도 포함됐다. 난이도 폭탄은 말 그대로 채굴의 난이도를 높이는 것을 일컫는다. 난이도를 높이게 되면 채굴자들의 채산성이 떨어지는 만큼 자연스럽게 지분증명으로 수요가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더리움 재단은 런던 하드포크를 통해 고질적 문제로 꼽히던 가스비 문제를 해결, 네트워크 확장성을 높인 상황 속, 올해 말 난이도 폭탄을 통해 지분증명 수요를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현행 작업증명 방식을 완전히 지분증명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시세 화면 캡쳐.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시세 화면 캡쳐.
◇런던 하드포크, 이더리움 시세 변화 ‘설왕 설래’

런던 하드포크 이후 이더리움의 시세 변화도 관심사다. 대다수의 시장 분석가들이 이더리움의 시세가 단기적으로 폭등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거시경제 및 비트코인 시세와 같은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사 BK캐피탈매니지먼트를 이끄는 브라이언 캘리 CEO는 지난달 27일 CNBC에 출연 “런던 하드포크는 이더리움의 통화 정책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며 이에 따른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하드포크를 통해 이더리움은 가치저장 수단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런던 하드포크 이후 단기적으로 상승하겠지만 거시경제, 가상자산의 대장주인 비트코인 시세를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더리움 시세는 런던 하드포크로 인해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거시경제 상황과 이에 따른 비트코인의 시세와 유사한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더리움이 전체적인 가치 상승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들은 통상적으로 하드포크를 앞두고 시세에 먼저 반영, 하드포크 이후 우상향하다 일정 시점 이후로 오르지 않는 형태를 보인다”면서도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진 기자 lej@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