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계속되는 규제에 디엠 대신할 가상자산 찾는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8-18 14:34 수정 2021-08-18 14:34

더뎌지는 디엠 발행에 기존 코인으로 사업 경험 쌓을 전망
“메타버스 기업 전환 위해선 결제 서비스 갖춰야” 분석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발행될 예정인 가상자산(암호화폐) 디엠(전 리브라)의 출시가 늦어지는 가운데, 페이스북의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노비가 디엠을 대신할 스테이블 코인을 찾아 나섰다.

18일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더블록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노비가 새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디엠 협회가 규제 강풍을 맞고 있다”며 “노비가 다른 스테이블 코인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디엠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가상자산 프로젝트다. 달러 등 법정화폐와 가격이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 ‘디엠’을 발행해 글로벌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않고도 송금과 결제 등을 낮은 수수료와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디엠 협회는 참여 중인 기업은 우버, 이베이, 스포티파이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으로 구성됐다. 디엠은 해당 기업에서 결제 수단 등으로 활용되며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광고 및 커머스 서비스에 사용되며 활용처를 적극적으로 넓힐 전망이다.

하지만 디엠은 협회 설립 전부터 각국 금융당국으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았다. 거대 기업을 중심으로 발행되는 가상자산이 기존의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2019년 디엠 백서 발표 이후 미국에선 관련 청문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마스터카드와 페이팔, 보다폰 등 일부 회원사는 디엠 협회를 탈퇴했다. 해당 기업들은 탈퇴 이유에 대해 디엠 불확실한 전망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당시 업계에선 금융 당국의 압박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디엠 협회는 금융 범죄 전문가와 금융권 인사를 대거 영입하고, 프로젝트명을 리브라에서 디엠으로 교체했다. 또 새 백서를 공개해 단일 스테이블 코인 대신 각국 화폐에 연동되는 다양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자금세탁 방지와 테러자금 조달방지 등의 규정을 따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충분한 지급 준비금을 갖춰 가상자산 운영의 안정성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업계에선 디엠이 올해 상반기에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또 디엠 협회는 스위스에서 디엠을 발행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수정해 미국 내에서 단독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내 발행은 실버게이트 은행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디엠 협회의 지급 준비금도 해당 은행에 보관한다.

노비의 이번 스테이블 코인 모색은 이 같은 디엠의 더뎌지는 발행 일정 때문으로 보인다. 새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대신 기존에 출시한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해 마련해둔 가상자산 생태계에 유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서비스 가속화를 통해 노비의 ‘대안 코인 찾기’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내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려면 가상자산 이용자 데이터와 테스트 경험을 갖춰야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 7월 페이스북을 메타버스 기업으로 5년 안에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의 일환으로 페이스북은 VR 기반 오피스 서비스인 ‘인피닛 오피스’를 개발 중이다. 2014년엔 VR 기업 오큘러스를 약 2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예전처럼 강력하지 않다 보니 새 먹거리인 메타버스 서비스에 사활을 걸 수도 있다”며 “수익성을 높여주는 다양한 부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선 결제 서비스를 갖춰야 하는데, 이 역할을 할 디엠 출시가 더뎌지다 보니 다른 스테이블 코인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