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특수성, 가상자산 가격 상승에 큰 영향" - 댑레이더 보고서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2-03-15 16:07 수정 2022-03-15 16:47

전세계적 인플레, 가상자산 가치 상승에 기여
전시상황 특수성 따른 '헷징자산' 활용성 주목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비트코인 내재 가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특수성, 가상자산 가격 상승에 큰 영향" - 댑레이더 보고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상자산 산업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나아가 가상자산의 가치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4일(현지시간) 글로벌 디앱(Dapp) 정보 제공 서비스 플랫폼 댑레이더(DappRadar)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가상자산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보고서는 국제사회에서 '에너지원'과 '곡물창고' 역할을 수행하던 두 나라의 전쟁이 가지는 특수성에 주목했다.

러시아는 세계 주요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러시아는 주요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소비량 3분의 1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공급해왔다. 특히, 유럽의 주요 공업 요충지이자 경제 중심지인 독일에 '노드스트림'을 통해 주요 에너지원을 공급하기도 했다.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 제재에 처했다. 이는 흐름의 유럽의 경제와 공업, 나아가 전세계에 미칠 극심한 타격을 의미한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세계의 주요 곡물 생산지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에 따르면, 전 세계 곡물 수출의 3분의 1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담당해왔다.

전쟁으로 두 나라의 국제 무역이 중단되었다. 기존에 두 나라가 국제 무역을 통해 거래하던 자금들이 갈 곳을 잃은 것이다. 러시아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사실상 배제되었다. 러시아의 국제무역이 중단되었을 뿐만 약 6500억 달러의 러시아 외환보유고의 65%가 동결되었다. 페이팔, 비자, 마스터카드를 포함한 국제 자금 결제망이 러시아 내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이는 러시아 루블화 가치를 45% 가량 떨어트렸다.

보고서는 두 나라가 위기 극복의 방안으로 가상자산을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가상자산이 두 나라 내 큰 활용도를 보이고 있다는 데이터를 공개했다. 러시아 내 스테이블 코인 활용률 증가 첫 번째 근거로 제시했다. 2월 28일(현지시간) 바이낸스 거래소의 스테이블 코인 테더와 루블화의 거래량이 사상 최대 규모인 3500만 달러로 치솟았다. 러시아 내 급격한 인플레이션의 헷징자산이자 외환보유수단으로 스테이블 코인이 주목 받은 것이다.

우크라이나 역시 변화를 맞이했다. 바이낸스 거래소를 비롯한 많은 암호화폐 커뮤니티들이 가상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구호 성금을 송금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미하일로 페도로프 부총리는 이미 폴카닷과 도지코인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에 가상자산을 통한 모금에 나서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디지털 혁신부의 알렉스 보른야코프 차관은 가상자산으로 총 약 1억 달러(한화 약 1,241억원)의 자금이 기부되었다고 밝혔다.

전쟁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에서 자국화폐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거래량이 전쟁 전보다 각각 3배, 2배 증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두 나라의 비트코인 구매량 증가가 극심한 하락장 속에서 비트코인이 3만 8000달러 가격의 지지선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중앙집권 형태인 은행 시스템이 폐쇄되는 상황은 국민들에게 법정화폐와 기존 금융시스템 자체에 큰 불신을 심어줄 것이며 가상자산을 구입하는 길을 열 것"이라 서술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진 특수성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을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작업증명(PoW) 매커니즘을 채택한 비트코인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비트코인의 생산 단가 또한 상승되어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스위스계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 역시 지난주 미국에 큰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며 이 사태로 헷징자산인 가상자산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