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톺아보기]해킹으로 등장한 이더리움클래식…베를린 하드포크로 주목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4-23 07:07 수정 2021-04-23 07:07

이더리움 하드포크에도 초창기 네트워크 유지
베를린 하드포크 계기 재조명…한달간 가격 4배↑

[프로젝트 톺아보기]해킹으로 등장한 이더리움클래식…베를린 하드포크로 주목
이더리움 클래식이 21일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3만7753원을 기록했다. 이더리움 클래식 가격은 한달 전인 3월 19일 1만3583원에서 4월 17일 5만2233원으로 2018년 이후 최고치로 급등한 뒤 소폭 하락해 현재 가격대에서 횡보 중이다.

시가총액 4조4094억원을 기록한 이더리움 클래식은 코인마켓캡에서 36위에 올랐다. 유통 공급량은 1억1631만3299개다. 이더리움 클래식은 바이낸스, 비트맥스, 코인베이스, 후오비, 오케이이엑스, 와지르X 등 글로벌 거래소와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다.

이더리움 클래식은 2016년 7월 ‘더 다오 해킹 사건’을 계기로 등장했다. 더 다오는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가 2016년 이사회나 사주 없이 운영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설립한 조직이다.

하지만 같은 해 일부 해커들로부터 다오가 공격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치를 통해 탈취된 이더리움의 인출을 막을 수 있었지만, 공격받은 가상자산의 액수는 약 5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계기로 크라켄과 폴로닉스 등은 다오 토큰 거래를 중단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선 다오 해킹 사건 대응 방안으로 하드포크가 등장했고, 이를 채택해 2016년 7월 20일 현재 이더리움이 등장했다. 하지만 다오 해킹 과정이 시스템상의 허점으로 발생한 만큼 현 상황에서 하드포크는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의 본 취지에 어긋난다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기존 블록체인을 ‘이더리움 클래식’이라 불렀고, 해당 플랫폼에서 발행된 가상자산에도 이더리움 클래식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더리움 클래식은 하드포크에도 이더리움 본연의 비전을 고수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더리움 클래식 사이트엔 이더리움의 초창기 창립 선언문이 그대로 보존돼있다.

해당 사이트에 따르면 이더리움 클래식 측은 “2016년, 논란이 된 하드포크 이후 이더리움 메인라인은 새로운 합의 규칙을 가진 새로운 네트워크를 탄생시켰다”며 “이더리움 클래식은 원래 네트워크 규칙을 계속 지켜왔고, 그 이후로도 원래의 이더리움 비전을 유지해왔다”고 설명한다.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이더리움 클래식은 특정인에게 소유되지 않는 오픈소스 분산형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향한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달리 유연성을 높여 활용도를 강화하고, 앱 제작 등을 편리하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네트워크는 기존 블록체인 플랫폼들과 마찬가지로 개발자, 채굴자, 기업, 이용자로 구성된다. 총 공급량은 2억1070만개로 제한된다.

최근 이더리움 클래식은 이더리움의 베를린 하드포크를 통해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번 가격 상승 역시 이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더리움은 대형 업데이트인 이더리움 2.0 출시를 앞두고 런던 하드포크를 7월 진행할 계획이다. 런던 하드포크엔 최근 치솟은 ‘가스비’를 줄이고 채굴자의 보상을 함께 낮추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선 거래 확인을 위해 수반돼야 하는 컴퓨팅 파워의 양을 가스라 부른다. 이 과정에 드는 비용이 바로 ‘가스비’다.

베를린 하드포크는 런던 하드포크의 전 단계로, 가스 비용을 증가와 효율화, 새 트랜잭션 형태 규정 등을 골자로 한다. 4월 15일 진행된 베를린 하드포크를 계기로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클래식이 재조명을 받아 최근 가격이 급등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더리움 클래식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더리움 클래식의 허점이 드러난 상태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풀이다.

실제로 에릭코너 이더허브 창업자는 지난 17일 “완전히 ‘죽은 체인’인 이더리움 클래식이 이번 주 140% 올랐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적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