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촉발한 ‘블랙먼데이’ 울고 웃는 투자자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5-17 16:45 수정 2021-05-17 16:46

머스크, 테슬라 비트코인 매각 가능성에 “정말이다” 댓글
머스크 충격에 폭락장, 논란 이어지자 “안 팔았다” 해명
트윗 하나에 시장 ‘출렁’…‘상승장’ 주도하다 ‘배신자’ 돌변
대기업 CEO로 부적절 반응, “존경심 잃었다”…비판 여론↑

일론 머스크가 촉발한 ‘블랙먼데이’ 울고 웃는 투자자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윗 하나에 다시 한번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에 충격을 줬다.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모두 처분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트윗 댓글을 올린 것. 비트코인 매각설로 인해 하루 동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1~2위 가상자산들과 머스크가 옹호하는 도지코인 등이 9~10% 가량 폭락했다.

일론 머스크의 최근 발언들로 인해 대장주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20% 이상 줄어들었다. 비트코인 전량 매각설에 대해 머스크는 “하나도 안팔았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사기꾼’ 등의 비판들을 쏟아내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주요 플레이어로 떠오른 대기업 CEO가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 비트코인 전량 매각설에 시장 ‘출렁’ = 17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비트코인 이용자들은 다음 분기에 테슬라가 보유 중인 나머지 비트코인을 팔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책하게 될 것이지만 난 그를 탓하진 않을 것”이라는 트윗에 대해 “정말이다(Indeed)”라는 답글을 달았다.

해당 트윗이 주요 외신들을 통해 일파 만파 확대되자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이미 보유 중인 비트코인 전량을 매각했거나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주장들이 나왔고 시장은 요동을 쳤다.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은 9~10% 가량 폭락했다.

비트코인 전량 매각설이 확산되자 머스크는 자신의 트윗에 “분명하게 말하자면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올해 가상자산 업계 상승과 하락장을 이끈 장본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가상자산 랠리는 페이팔 등 글로벌 업체들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지원 소식으로 인한 것이었지만 올해 초부터 이어진 상승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지난 2월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지원 및 15억달러(한화 1조7000억원) 규모 비트코인 매수 소식이었다.

머스크는 매입 이후 10일만인 지난 2월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혼자 내린 결정이 아니”라며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건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 덜 바보같다”고 적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가상자산시장은 일제히 폭발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하반기 페이팔, 올해 초 비자 등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지원 소식에 이어 테슬라의 전격적인 발표로 가상자산 시세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비트코인의 시세는 코인마켓캡 기준 지난 4월14일 전고점인 6만4234달러(한화 7284만원)까지 치솟았다.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장에 찬물을 끼얹은 장본인 역시 일론 머스크다.

지난달 26일 테슬라는 실적발표와 함께 매입했던 15억달러(한화 1조7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중 10%를 2억2700만달러(한화 3061억원)에 매각, 1억1000만달러(한화 1247억원)의 이익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의 배신이라는 반응들이 나왔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매각과 관련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비트코인의 유동성을 입증하기 위해 팔았다”고 항변했다.

해당 소식이 공개된 이후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지난 13일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지원 중단 소식을 알린 머스크의 트윗은 하락장의 ‘불쏘시개’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지난 12일 5만6465달러(한화 6403만원)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불과 하루만에 4만9866달러(한화 5654만원)로 11.7% 폭락했다. 머스크는 표면상의 이유로 비트코인의 채굴 및 유통에 화석연료가 많이 든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비트코인 채굴에 화석연료가 많이 활용된다는 글을 게시하며 항변했지만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배신자’, ‘사기꾼’ 등의 비판 여론들이 이어졌고 테슬라 불매 운동으로도 확산됐다.

일론 머스크 테스라 CEO의 최근 행보를 풍자하는 그림. 사진=DogeJourney 트위터 화면 캡쳐.
일론 머스크 테스라 CEO의 최근 행보를 풍자하는 그림. 사진=DogeJourney 트위터 화면 캡쳐.
◇가상자산 업계 ‘머스크 리스크’ 지속, 비판여론 쇄도 = 일론 머스크 리스크는 테슬라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의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달 26일 738.2달러(한화 83만7000원)에서 14일(현지시간) 기준 589.74달러(한화 66만8700원)로 20.1% 폭락했다.

17일 머스크가 촉발한 “정말이다”,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다” 등 해명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세는 폭락했고 17일 오후 3시50분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전고점(4월14일) 대비 31% 폭락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한때 1조1270억달러(한화 1278조원) 수준까지 올랐다가 8322억달러(한화 943조원)로 26.2% 줄었다.

이더리움 역시 마찬가지다. 이더리움은 지난 12일 전고점인 4328.74달러(한화 490만원)를 기록한뒤 하락세를 이어가다 현재 3407.77달러(한화 386만원)로 21.3% 폭락했고 시가총액 역시 4964억달러(한화 563조원)에서 3948억달러(한화 447조원)로 20.5% 줄어들었다.

주요 외신들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끄는 글로벌 대기업 CEO인 그가 잇단 발언으로 가상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들을 내놓고 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유니언스퀘어 벤처스 창립 파트너인 투자자 프레드 윌슨은 자신의 트위터에 “그는 게임을 하고 있으며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어렵다”면서 “그는 존경심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의 비트코인 매각설과 관련 “정말이다” 답글을 본 한 트위터 이용자는 불이난 집에서 도지코인과 비트코인을 본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구하고 나오는 풍자 그림, 비트코인이 사라지는 풍자 그림 등을 올리며 조롱하고 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은 “그는 바보가 되고 있다”, “우리는 그 동안 당신의 주식을 버리고 있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