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톺아보기]중단 위기 놓인 페이스북 ‘디엠’…출시 ‘오리무중’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12-10 09:02 수정 2021-12-10 09:02

블록체인 기반 결제용 가상자산…글로벌 금융 거래 목표
금융 통화질서 우려한 각국 정부·금융당국의 견제로 난관
데이비드 마커스 사임 등 사실상 프로젝트 중단…전망 불투명

[프로젝트 톺아보기]중단 위기 놓인 페이스북 ‘디엠’…출시 ‘오리무중’
‘리브라(현 디엠)’은 페이스북이 발행할 예정인 블록체인 기반 결제용 가상자산(암호화폐)다. 20억명이 넘는 페이스북의 사용자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과 연계해 글로벌 금융 거래를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다만 법정화폐의 지위 하락을 우려한 각국 정부의 반발에 부딪혀 올해 출시마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9년 가상자산 ‘리브라’ 백서를 공개하며 스테이블코인 개발을 공식화했다. 리브라는 개인 송금 기능에 초점을 맞춘 가상자산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처럼 송금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다.

페이스북은 리브라의 가치를 담보하는 형태의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겠다고 명시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작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 테더의 경우 1개당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한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은 자회사 칼리브라를 만들어 금융 데이터를 분리하고자 했다. 칼리브라는 사용자들이 거래를 주고 받는 전자지갑을 개발하고 있으며, 칼리브라는 해당 지갑에서 발생하는 거래를 관리하게 된다.

백서 공개 이후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글로벌 금융 결제 기업과 우버, 이베이,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노드에 대거 참여하면서 시장에서 관심을 끌었다. 당시 노드 참여자 수만 20여개사에 달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통해 시중은행의 탈중앙화를 꾀하고, 사실상 거대 은행 역할을 대신하 국가 간 금융 거래를 지원할 계획이었다. 특히 페이스북의 2020년 기준 월간 이용자수가 28억명에 달하는 만큼, 리브라가 출시되면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기존 중앙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금융체계가 붕괴할 것을 우려한 각국 정부들이 일제히 반발에 나섰다. 스테이블코인이 법정통화의 지위를 훼손할 수 있어서다. 이에 중앙은행들은 정부 주도 하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연구 및 개발에 나섰다.

각국 정부의 반대가 지속되자 지난해 4월 리브라협회는 백서 2.0을 공개하며 한발 물러섰다. 백서 2.0에는 각국 화폐에 일대일로 연동되는 여러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겠단 입장을 담았다. 규제에 막혀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또 5년 내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전환하겠단 계획도 포기했으며,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방지 등의 규정도 준수하겠다고 명시했다.

리브라는 지난해 12월 명칭을 디엠으로 변경하고 올해 1월 출시를 예고했다. 다만 지속적으로 출시가 미뤄지면서 업계에선 연내 출시를 예상했으나, 현 시점에선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10월 가상자산 디지털 지갑 ‘노비(Novi)’를 선보였다. 노비는 미국과 과테말라에서 시범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상자산의 송금을 지원한다. 다만 노비에는 페이스북이 추진하고 있는 디엠 프로젝트는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디엠의 공동 개발자이자 페이스북의 블록체인 전담팀 총괄 부사장인 데이비드 마커스가 7년 만에 회사를 떠난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디엠 사업 추진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데이비드 마커스의 퇴사는 사실상 디엠의 공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핵심 인력 상당수도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대부분 퇴사했다.

데이비드 마커스는 사임 소식과 함께 “노비 디지털 지갑 출시 후 지불 및 금융 시스템의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더 강하게 느꼈다”며 “기업가적 DNA가 되살아남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