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수요 늘어날 것으로 예측
자체 시스템 '알라딘' 통해 제공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곧 암호화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24일(현지시간) 블랙록의 래리 핑크(Larry Fink) CEO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현재의 전쟁으로 인해 암호화페의 보급이 가속화될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전쟁은 많은 국가들이 자신의 통화 의존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라고 서술했다. 전쟁으로 인해 법정화폐의 가치가 무용해지고 새로운 형태의 화폐와 결제 시스템망이 각광받고 있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한 달 만에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는 45% 가량 폭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페이팔, 비자, 마스터카드를 포함한 국제 자금 결제망이 러시아 내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며 러시아의 루블화가 '무용가치'를 보였다. 이런 이유로 2월 28일(현지시간) 바이낸스 거래소의 스테이블 코인 테더와 루블화의 거래량이 사상 최대 규모인 3500만 달러로 치솟았다.
래리 핑크는 최근 연준(FRB) 이사회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했다. 그는 "명확한 설계를 거친 글로벌 디지털 결제 시스템은 자금 세탁의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국제 결제 거래를 향상시킬 수 있다"라고 말하며 "디지털 화폐는 해외 파견 근로자가 자신의 수입을 가족에게 송금할 때 소모되던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줄이는 것이 한 예이다"라고 언급했다.
암호화폐의 보급성,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고객 수요를 이유로 들며 블랙록은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곧 제공할 것이란 뜻도 내비췄다.
서한 말미에 "고객의 관심 증가에 따라 블록체인, 디지털 화폐, 스테이블 코인을 연구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명시했다.
지난 달 코인데스크는 블랙록이 곧 자사 플래폼 '알라딘(Aladdin)'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보도했다. 이 소식이 CEO인 래리 핑크의 서명을 통해 보다 본격화 된 것이다.
블랙록은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자산 운용사이다. 국가의 연기금, 국부펀드를 비롯해 대형 기관이 블랙록에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10조 달러(한화 약 1경원)에 달한다.
블랙록의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