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준비은행, 캐나다 중앙은행과 공동 협력
영란은행(BOE)이 MIT와 CBDC 연구에 나선다.
영란은행은 26일(현지시간) CBDC 개발을 위한 MIT의 디지털 화폐 이니셔티브(DCI)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CBDC에 관한 연구와 발행 의사를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영국이 CBDC를 발행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은 지난해 수면위로 부상했다.
실제 지난해 6월, 영란은행은 전담 위원회를 설립하고 CBDC 작동에 대한 보고서를 발행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리플재단의 XRP를 비롯한 다수의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업들이 모인 비영리 재단 '디지털 파운드 재단'을 설립, 영국의 CBDC 발행을 추진키로 했다. 영란은행은 2월에도 "금융권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CBDC 연구 소식을 밝히기도 했다.
MIT의 이니셔티브 참여에도 영란은행은 공식 CBDC 발행이 아닌 '연구 목적'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전쟁으로 촉발된 혼란한 국제 정세는 많은 이들에게 국제 결제망과 법정화폐의 가치를 재정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연구'라는 영란은행의 발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시각이다.
현재 MIT의 DCI는 보스턴의 연방준비은행, 캐나다 중앙은행과 CBDC 연구도 진행 중이다. 미국, 캐나다의 중앙은행에 이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참여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금융망 형성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미국이 주도하는 기밀정보 공유 동맹으로 미국과 영국이 소련 등 공산권과의 냉전에 대응하기 위해 협정을 맺었다가 이후 3개국을 추가했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중국, 인도, 사우디 등의 국가가 새로운 금융망을 형성하려는 시점, 이에 대응하려는 파이브 아이즈의 움직으로 해석될 수 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