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N, 개발자에 최적화된 중국의 미래 전략
네트워크 주도권 갖기 위한 '중국발 블록체인 국제화'
최근 영국도 암호화폐 등 블록체인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국 정부가 미래 블록체인 산업의 글로벌 허브가 되겠다는 설명이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은 암호화폐 거래 전면 중지 등을 내세우면서도 범정부적 블록체인 사업인 'BSN'으로 블록체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BSN, 개발자에 최적화된 중국의 미래 전략
BSN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네트워크(Blockchain-based Service Network)의 약자로, 중국 국가정보센터(State Information Center, SIC)가 주도하고 있는 서비스다. 2020년 4월 국가정보센터와 차이나모바일(China Mobile), 차이나유니온페이(China UnionPay), 레드데이트테크놀로지(Red Date Technology)의 공동 이니셔티브로 블록체인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BSN을 출범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3월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제 14차 5개년 계획'에 블록체인을 포함시켰다고 발표하기도 전이다.
BSN은 개발자가 선택한 BSN 포털을 통해 블록체인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DApp)을 쉽고 저렴하게 개발·배포·관리하는 서비스다. 개발자는 블록체인 비즈니스와 금융 등 거래 이행 프로그래밍인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 나머지 배포, 관리 등은 BSN이 처리한다. BSN에 가입해 각국 기업과 개발자들은 쉽게 탈중앙화 앱(DApp, 디앱) 등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이로써 얻는 장점은 확실하다. BSN이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1순위로 주장하듯, '서비스 배포'와 '유지 관리'의 고비용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개발·운용에 드는 비용이 매우 크다. BSN은 이 문제를 해결한다. 공공 인프라로 사용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때문이다. BSN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컨소시엄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약 1만4000달러(약 1720만 원)의 비용이 든다. BSN을 이용하면 비용을 300 달러(약 37만원)까지 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개발자는 무려 46배의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
◇네트워크 주도권 갖기 위한 '중국발 블록체인 국제화'
거대한 규모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면 쉽지 않다. BSN은 설계부터 구축까지 인터넷과 유사한 공공 인프라를 구축하고 ▲클라우드 리소스 ▲프레임워크 ▲운영 환경 ▲키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게이트웨이 API 등을 통합해 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원스톱샵(One Stop Shop)' 스타일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더욱이, 인터넷에 배치된 웹사이트들이 상호 작용하고 통신할 수 있는 것처럼, BSN의 모든 디앱들도 BSN 기본 프레임워크의 차이와 상관없이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게 개발한다. 이들이 지원하는 앱은 스마트 시티용 앱 소프트웨어가 대표적이며, 센서와 데이터 채집을 통해 공공 자원을 관리하는 방식 등이 포함된다.
중국 정부는 기업이 더 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출시했다. 새로운 네트워크를 처음부터 설계할 필요가 없어진 기업들은 더 원활한 개발을 할 수 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하는 중국 정부가 블록체인 산업은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목표를 공개한 셈이다.
이새봄 경희대 빅데이터연구센터 박사는 BSN에 대해 "저렴한 비용으로 중소기업이나 학생 등 개인도 블록체인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수도 있으며, 이는 기술 보급에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특히 "BSN이 세계 각국에 확산·적용되면 이 네트워크는 유일하게 중국이 혁신하고 네트워크 가입 주도권을 가진 글로벌 기초 인프라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BSN같은 '중국발 블록체인 국제화' 계획이 거시적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중국이 다른 국가에 기초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일련의 선발 우세를 점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건주 기자 kk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