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 "BTC 손실, 국가 예산 0.5%도 안돼"
분석가들 "국민 세금으로 도박, 옳지않다" 지적
알레한드로 젤라야(Alejandro Zelaya) 엘살바도르 재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암호화폐 시장 급락으로 엘살바도르가 보유한 BTC 평가손실액은 약 4000만달러(약 516억원)"라며 "이는 국가 예산의 0.5%도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 폭락에 따른 재정위기 확률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구체적인 비트코인 보유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브 부켈레(Nayib Bukele)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2021년 10월 420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약 6만300달러다. 이후 부켈레는 지난 5월 9일 3만744달러에 비트코인 500개를 추가 매수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집계를 통해 엘살바도르가 지난해부터 사들인 비트코인이 총 2301개라고 분석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부켈레가 구매한 금액의 절반 가량인 2만200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당초 부켈레는 지난 3월 '비트코인 도시' 조성에 사용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화산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었다. 화산 채권은 화산열로 채굴되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하는 채권이다. 그러나 화산 채권은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세로 9월까지 연기됐다.
암호화폐 시장은 약 한달 반 동안 스테이블 코인 테라(Terra)의 실패와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대출 플랫폼인 셀시우스의 뱅크런 위기, 인플레이션과 같은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이슈 등으로 '악재'가 겹치며 하락했다. 해당 위기가 해결되지 않을 시 비트코인은 2만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분석가들은 "투기성과 변동성이 높은 암호화폐 투자에 국민의 세금으로 도박하는 것은 국가를 운영하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건주 기자 kk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