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3월부터 4차례 연속 금리 인상
가파른 금리 인상 속도…경기 침체 우려
개발도상국 등 저소득 국가 상당한 피해
유엔(UN)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을 촉구했다.美 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있고 개발도상국 등 저소득 국가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4일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 속도가 세계 경제를 경기 침체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 상당한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최근 9월 금리인상을 포함해 올해 다섯 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제로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는 3%~3.25%까지 인상됐다. 그럼에도 연준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을 지적, 금리 인상을 한동안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잭슨 홀 미팅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겠지만 가계와 기업에 약간의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을 줄이는데 드는 불행한 비용"이라고 언급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높은 금리에 의존해 물가를 내릴 수 있다는 연준의 믿음은 경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병목, 환율 변동, 다국적 기업의 과도한 이윤 창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에 수요 측면의 해법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위험한 접근이라는 것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보고서를 통해 "중앙은행들이 경기 침체를 일으키지 않고 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믿음은 경솔한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 사무총장은 "(선진국들의) 현 정책 방향은 개발도상국들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고통을 주고 있으며, 세계를 경기침체로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