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전쟁 국면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 부각 기대
전쟁 따른 경제 위기시 전통 화폐 대비 경쟁력 높아져
"지정학적 리스크 커질수록 비트코인 관심 높아질 것"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이 13일 펴낸 '전쟁과 비트코인'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 시장은 중동발 무력 충돌 후 전반적인 하락세"라면서 "무력 충돌을 계기로 암호화폐 관련 관심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실제 관심 수준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시장의 실제 관심 증감이 크지 않다는 근거로 디지털 자산의 시가총액 변동 그래프를 언급했다. 대내외 정세의 변동에도 디지털 자산 관련 시총은 지난 7월과 비슷한 수준인 1조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그동안 동조했던 나스닥 등 주요국 증시의 흐름과 디지털 자산의 시가총액 흐름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 흐름 역시 획기적인 변화를 맞지 못한 것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홍 연구원은 "디지털 자산 가격의 흐름은 미국 국채 금리 하락으로 반등을 보인 나스닥과 달리 소폭 하락했다"며 "특히 이번 중동발 무력 충돌은 미국 뱅크런 이슈 때와 달리 글로벌 투자자의 비트코인 수요를 자극하는 성격의 이벤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비트코인이 미래에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암호화폐의 역할 변동에 대해 언급했다.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전통 화폐들과 달리 자본 통제가 없고 보관과 이동이 쉽기 때문에 전쟁 당사국 국민들이 선호할 수 있는 자산"이라며 "러시아가 보유했던 달러 자산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결되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자금세탁 방지 관련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으나 특유의 투명성으로 인해 누구나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 투명성 때문에 팔레스타인 하마스도 지난 4월부터 비트코인을 통한 군자금 모금 중단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여파로 전쟁 지역 인근의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전통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비트코인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며 "신흥국 통화의 소멸이 이어질 때마다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경쟁력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홍 연구원은 "선진국에서도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의 역할이 집중적으로 부각되는 등 지정학적 불안이 커질수록 비트코인으로 쏠리는 관심 역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