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F, FTX서 범죄 저지른 것도 SEC 규제 허술 때문" 비난
"겐슬러, 의회서 이더리움 증권성 판단 못한 것 당황스러워"
親암호화폐 공약 전면 내세워…실제 후보 당선 가능성 낮아
비벡 라마스와미 예비후보는 6일 오후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에서 열린 공화당 예비 대선후보 4차 토론회에서 "게리 겐슬러 위원장을 비롯한 미국 금융감독 당국자들이 암호화폐의 시대적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엉터리 규제가 암호화폐 산업을 망쳤다"고 비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라마스와미는 다른 후보들로부터 암호화폐 정책 관련 질문을 받았다. 특히 최근 아랍에미리트행이 좌절된 자오 창펑 전 바이낸스 CEO의 상황을 언급하며 암호화폐 관련 범죄자들이 미국을 떠날 경우 정부가 나서서 도주를 막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라마스와미는 "사기꾼과 범죄자, 테러리스트들이 오랫동안 암호화폐를 통해 시민들을 속이고 골탕 먹여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암호화폐와 관련된 현재 규정이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에 각종 사건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샘 뱅크먼 프리드가 FTX를 통해서 범죄 행위를 일삼을 수 있었던 것도 현재 감독당국이 가지고 있는 규제의 틀이 비효율적이라서 이들의 범죄를 막을 수 없었다는 증거"라고 말한 뒤 "규제의 여건을 현재 시장 상황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과거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이더리움을 증권성 상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머뭇거린 행동을 언급하며 "미국 금융감독 당국자가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은 매우 당황스러운 일"이라며 겐슬러를 맹비난했다.
1985년생으로 올해 38세에 불과한 라마스와미 예비후보는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중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면 현재 미국 내에 존재하는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모두 철폐하고 SEC의 권한도 대거 축소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암호화폐 진흥책을 예고했다.
라마스와미 예비후보는 젊은 나이에 상당한 부를 축적한 억만장자 출신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백악관 고문으로 등용하겠다는 등의 파격적 공약을 발표해 미국 내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라마스와미는 공화당 내 여론조사에서 줄곧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더불어 2위권을 형성하고 있으나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가 워낙 커서 실제 공화당 대선후보로 당선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라마스와미와 론 디샌티스 주지사를 비롯해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등 4명의 후보가 참여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토론회에 불참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