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토크쇼서 "비트코인 지지 고려하나" 질문 받아
"비트코인 사용 원하는 국민 많다는 점 알고 있다"
"여전히 달러 신봉…암호화폐 규제는 필요" 언급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 폭스 뉴스의 시사 토크쇼인 '잉그레이엄 앵글'에 출연해 진행자인 로라 잉그레이엄 변호사로부터 "젊은이들과 흑인들을 중심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 혹시 비트코인에 대한 지지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여전히 단일 통화만 유통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달러를 신봉한다"고 말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고 있고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점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과거 암호화폐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는 점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며 "약간의 규제 정책은 필요하다"며 암호화폐 규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과거 그가 대통령 재임 당시의 발언과 비교할 때 어조가 상반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19년 7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은 허공에 뜬 자산"이라고 비판하며 "규제되지 않은 암호화폐는 마약 거래와 각종 불법 활동에 활용될 수 있어 범죄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지난 1월 "정부의 폭정을 막기 위해 CBDC의 탄생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미국 통화당국의 디지털 화폐(CBDC) 개발 구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이 그동안 암호화폐 산업 진흥에 대해 우호적 입장을 취해왔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본선 진출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트럼프 스스로도 득표 전략의 일환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미국 대통령 선거는 오는 11월 초로 예정돼 있으며 현재 집권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 모두 당내 후보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고 민주당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우세하다.
2020년 대선의 '리턴 매치'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현재의 여론은 트럼프 쪽으로 쏠려 있다. 현재 다수의 미국 언론과 여론조사 기관이 수행한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현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