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AI가 롤 프로팀 꺾는다"...2026년 그록5로 도전장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1-25 16:39 수정 2025-11-25 16:39

6000조 파라미터 AGI 모델, 설명서만 읽고 게임 마스터 목표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AI 기업 xAI가 개발 중인 차세대 인공지능 '그록5(Grok 5)'로 2026년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최상위 프로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범용인공지능(AGI) 수준의 복잡한 전략 게임 적응력을 검증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머스크는 금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그록5를 활용해 2026년 최상위 롤 인간 프로팀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AI가 롤 프로팀 꺾는다"...2026년 그록5로 도전장
그는 "AI의 반응속도와 시각 능력을 인간 수준으로 제한한 상태에서 경기를 진행할 것"이라며 "AGI가 복잡한 게임 환경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특히 그록5의 핵심 설계 철학을 강조했다. "그록5는 단지 게임 설명서를 읽고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만으로 어떤 게임이든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게임 AI들이 특정 게임에 특화된 알고리즘과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필요로 했던 것과 달리, 범용적 학습 능력을 갖춘 진정한 의미의 AGI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xAI가 개발 중인 그록5는 2026년 초 공개될 예정이다.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는 6000조(6 quadrillion)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미터는 AI 모델의 학습 능력과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현재 최고 수준인 오픈AI의 GPT-4가 약 1조 8000억 개 파라미터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그록5는 수천 배 규모의 초대형 모델이다.

그록5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음성 등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모달(다중양식)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는 게임 화면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해 실시간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이다.

xAI 측은 그록5가 AGI(범용인공지능)를 달성할 확률을 10%로 추정하고 있다. AGI는 인간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이전 세대 모델들을 크게 뛰어넘는 성능이 기대된다.

머스크는 이번 도전을 위해 게임 AI 분야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xAI의 게임 AGI 분야 돌파구 마련을 위한 전방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AI의 게임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2016년 바둑 세계 최강자 이세돌 9단을 꺾으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2019년에는 오픈AI의 '오픈AI 파이브'가 도타2(Dota 2) 세계 챔피언팀을 격파했고, 딥마인드의 알파스타(AlphaStar)는 스타크래프트2에서 프로게이머 수준의 실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 AI는 모두 특정 게임에 특화돼 수개월~수년간 집중 학습한 결과물이었다. 다른 게임으로 전환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학습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머스크가 제시한 그록5의 비전은 "설명서만 읽고 스스로 학습해 모든 게임을 마스터하는 범용 AI"다. 이는 시뮬레이션 환경을 넘어 실제 세계의 복잡한 문제 해결로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을 의미한다.

머스크의 이번 선언은 단순한 게임 대결을 넘어 AGI 실현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롤은 5대5 팀 게임으로 160여 개 챔피언(캐릭터), 수백 가지 아이템, 실시간 변화하는 전장 상황 등 극도로 복잡한 변수를 다뤄야 한다. 팀원 간 협력과 순간적 판단, 장기 전략 수립이 동시에 요구되는 고난도 게임이다.

AI 전문가들은 "롤은 바둑이나 체스보다 훨씬 복잡한 게임"이라며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실시간 협력과 전략 수정이 필요해 AGI 수준의 능력이 요구된다"고 평가한다.

한 게임 AI 연구자는 "머스크의 주장대로 설명서만 읽고 게임을 마스터할 수 있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의 AGI에 한 걸음 다가선 것"이라면서도 "2026년까지 실현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성공할 경우 그록5의 기술은 게임을 넘어 복잡한 실전 문제 해결, 자율주행, 로봇 제어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될 수 있다. 머스크는 시뮬레이션에서 실제 응용까지의 잠재력을 입증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AI 업계는 오픈AI, 구글, 앤스로픽 등이 AGI 개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머스크의 xAI가 게임이라는 가시적 목표를 통해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주목하고 있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