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CEO "암호화폐, 생존 아닌 가속 전쟁...미국 공세 전환"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2-09 17:11 수정 2025-12-09 17:11

브라이언 암스트롱 뉴욕타임스 딜북 서밋서 발언..."자유의 황금시대 도래"
스테이블코인 규제 명확화·예측시장 성장·금융 시스템 업그레이드 기대

뉴욕타임즈 딜북(DealBook) 서밋에 참석한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래리 핑크 <br />
출처=New York Time Events
뉴욕타임즈 딜북(DealBook) 서밋에 참석한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래리 핑크
출처=New York Time Events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최고경영자(CEO)가 "암호화폐 시대는 더 이상 생존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가속을 위한 전쟁"이라며 미국이 정책 우위를 바탕으로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암스트롱 CEO는 지난 4일 뉴욕타임스 딜북(DealBook) 서밋에 참석해 "미국은 정책 순풍, 예측시장 발전, 금융 재편이라는 우위를 바탕으로 공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유의 황금시대...금융 상품 대중화가 변혁 주도"


암스트롱 CEO는 "나는 낙관주의자"라며 "지금은 자유의 황금시대(golden age of freedom)가 도래하고 있으며, 각종 금융 상품의 대중화(democratization)가 이러한 변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웹3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구체적 변화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의 폭발적 성장이다. 폴리마켓(Polymarket) 등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전통 여론조사보다 정확한 예측력을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둘째,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가 명확해지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제도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

셋째, 시장 구조(market structure) 재편이 진행 중이다.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기조 완화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암호화폐로 금융 시스템 업그레이드...경제 마찰 제거"


암스트롱 CEO는 "우리는 암호화폐를 활용해 금융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경제 내 수많은 마찰(friction)을 제거할 기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정부가 시장을 부양하고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며 "전반적으로 낙관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단기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美 SEC 규제 기조 전환..."집행에서 명확성으로"


암스트롱 CEO의 낙관론은 올해 미국 가상자산 규제 환경의 극적인 변화를 배경으로 한다.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前 美 SEC 위원장은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퇴임했다. 겐슬러 체제 하에서 SEC는 코인베이스, 리플, 크라켄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집행 조치를 펼쳤다.

그러나 폴 앳킨스(Paul Atkins) 신임 SEC 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규제 기조가 근본적으로 전환됐다. 앳킨스 위원장은 지난 달 12일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를 발표하며 "지난 10년간 SEC의 암호화폐 접근법은 집행 조치에 집중했고 제한적인 가이드만 제공했다"며 "이제는 명확성과 공정성에 기반한 규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앳킨스 위원장은 지난 7일 CNBC 인터뷰에서 "약 한 달 안에 암호화폐 기업을 위한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제도를 발표하고, 본격 시행은 내년 1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존 전쟁에서 가속 전쟁으로"


암스트롱 CEO의 "생존 전쟁(battle for survival)에서 가속 전쟁(battle for acceleration)으로"라는 표현은 지난 4년간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미국 암호화폐 기업들이 겪어온 규제 압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코인베이스는 2023년 6월 美 SEC로부터 미등록 증권 거래 혐의로 소송을 당했으며, 이후 법정 공방을 이어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SEC가 리플(Ripple), 크라켄(Kraken), 온도파이낸스(Ondo Finance) 등에 대한 조사와 소송을 잇달아 종료하거나 완화하면서 규제 환경이 급변했다.

암스트롱 CEO는 지난 수년간 미국의 과도한 암호화폐 규제를 비판하며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그의 요구가 현실화되면서, 이제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미국 가상자산 정책 대전환 본격화


암스트롱 CEO의 낙관론은 최근 미국 가상자산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를 대변한다.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 "암호화폐 수도(crypto capital)"를 미국에 건설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취임 후 폴 앳킨스를 SEC 위원장으로 임명하며 공약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또한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 등 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입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앳킨스 위원장은 지난 2일 뉴욕증권거래소 연설에서 "투자 계약과 연계된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면제 패키지를 추진 중"이라며 "기본적 공정성과 상식을 적용한 디지털 금융 혁명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인베이스 주가는 트럼프 당선 이후 급등하며 연초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규제 환경 개선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암스트롱 CEO의 발언은 미국 암호화폐 산업이 '방어'에서 '공격'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