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법원–테라 사기 사건 중형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12일 테라폼랩스 공동 설립자 권도형(Kwon Do-hyung)에게 전신사기와 사기 공모 유죄 인정에 따라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2022년 약 사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초래한 테라 생태계 붕괴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며, 권도형은 미국 복역 기간과 몬테네그로에서의 17개월 구금에 대한 감경을 적용받게 된다.폴 엥겔마이어(Paul Engelmayer) 연방법원 판사는 선고 전 수 시간 동안 피해자 진술을 청취한 뒤 "권도형의 사기는 유난히 심각하며, 그는 4년 동안 시장에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판사는 "당신의 사기가 비열한 이유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거래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하며 검찰 요청 형량인 12년이 과소평가라고 언급했다. 반면 변호인단이 요청한 5년형은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권도형은 선고 전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내가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 왔다"며 "고향에서 고행하며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약 7년 반 복역 후 한국으로 인도될 가능성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최대 40년형까지 받을 수 있다. 판사는 "다음 권도형에게 말한다. 사기를 저지르면 이처럼 오랫동안 자유를 잃게 될 것"이라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검찰은 법원에 테라 붕괴로 약 16,500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으며, 이 중 여섯 명이 선고 직전 법정 발언 기회를 얻어 손실 규모를 직접 밝혔다. 피해자 타티아나 돈초바(Tatiana Dontsova)는 "모스크바 아파트를 팔아 투자했지만 8만 1,000 달러가 13달러가 됐다. 지금 나는 공식적으로 노숙자"라고 호소했다.
권도형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이후 인도 절차를 지연하며 미국 송환을 수개월간 버텼으나, 작년 12월 결국 미국 당국에 넘겨졌다. 이번 판결로 그는 또 하나의 중형을 받은 전 암호화폐 기업 경영진이 됐다. 전 FTX CEO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는 징역 25년, 전 셀시우스(Celsius) CEO 알렉스 마신스키(Alex Mashinsky)는 12년을 선고받았고, 전 바이낸스(Binance) CEO 창펑자오(Changpeng Zhao)는 4개월형을 받은 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사면을 받았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