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1~2톤씩 매입 중... "지정학적 달러 대체 통화 대비"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 Holdings SA)가 약 140톤, 가치로는 약 230억 달러(한화 32조 8,440억 원) 규모의 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이는 은행과 국가를 제외한 민간 기관 중 가장 큰 규모의 실물 금 보유량으로 알려졌다. 테더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달러 가치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USDT를 발행하는 기업으로, 최근 공격적인 금 매입 전략을 펼치며 글로벌 금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급부상하고 있다.
테더의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현재 주당 1~2톤의 속도로 지속적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만 테더는 70톤 이상의 금을 매입했는데, 이는 폴란드 중앙은행을 제외한 거의 모든 단일 중앙은행의 매입량을 초과하는 규모다. 또한 다수의 대형 금 상장지수펀드(ETF)보다도 많은 양이다.
아르도이노 CEO는 회사의 목표가 스위스의 구(久) 핵 벙커 시설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실물 금 보유고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사실상 '세계 최대 금 중앙은행 중 하나'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더는 단순한 금 보유를 넘어 금 거래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는 HSBC 출신의 베테랑 금 트레이더를 영입해 금 거래 플랫폼 구축을 계획 중이며,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경쟁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또한 캐나다의 중형 금광 채굴권 보유 기업들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금 산업 전반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아르도이노 CEO는 이러한 전략의 배경으로 지정학적 변화를 지목했다. 그는 "지정학적 경쟁국들이 금과 연동된 달러 대체 통화를 출시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테더가 이미 금 기반 토큰인 XAUT(Tether Gold)를 통해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테더는 2024년 4분기에도 약 27톤의 금 보유량을 추가로 늘린 바 있다.
테더의 대규모 금 매입은 암호화폐 기업이 전통 금융 시장의 핵심 자산으로 진출한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막대한 실물 자산을 확보함으로써 토큰의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통화 질서 재편에 대비한 전략적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중 갈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의 달러 의존도 탈피 움직임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 확보는 장기적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테더의 이러한 행보가 다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암호화폐 산업과 전통 금융 시장 간 융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