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달러 기업가치 평가에 시장 회의적 반응…CEO "오해였다" 해명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최근 자금 조달 목표를 기존 1,500억~2,000억 달러(한화 217조 5,000억~290조 원)에서 500억 달러(한화 72조 5,000억 원)로 대폭 축소했다. 투자자들이 테더가 제시한 5,000억 달러(한화 725조 원) 기업가치 평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가상자산 업계에서 테더의 과도한 밸류에이션 책정이 논란을 일으키며, 회사 측이 조달 규모를 당초 계획의 75% 수준으로 대폭 줄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CEO "1,500억~2,000억 달러는 오해"…최대 한도일 뿐 목표 아냐
테더의 최고경영자(CEO)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인터뷰에서 1,500억~2,000억 달러 조달 계획에 대해 "오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 금액이 회사가 판매할 의향이 있는 최대 한도일 뿐, 실제 조달 목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아르도이노 CEO는 "테더는 수익성이 매우 높은 회사로, 주식을 매각하지 않아도 전혀 문제없다"며 "5,000억 달러 기업가치 수준에서 상당한 투자 관심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회사가 얼마나 많은 지분을 매각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그 이유 중 하나로 내부 주주들이 지분 매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AI 기업과 달리 실제 이익 창출"…작년 이익 100억 달러
아르도이노 CEO는 테더를 인공지능(AI) 기업과 비교하며 수익성을 강조했다. 그는 "AI 기업들이 우리와 같은 규모의 이익을 내지만, 앞에 마이너스 부호가 붙어 있다"고 비꼬듯 말했다.
실제로 테더는 지난해 약 100억 달러(한화 14조 5,000억 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주로 보유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에 기인한다. 테더는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DT의 담보로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 주요 수익원이다.
다만 2025년 이익은 전년 대비 약 25%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리 변동과 시장 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밸류에이션 논란 지속…스테이블코인 시장 경쟁 심화
앞서 2025년 9월, 테더는 5,000억 달러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최대 2,0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밸류에이션은 업계에서 과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테더의 이익 규모를 고려하더라도 5,000억 달러 기업가치는 주가수익비율(PER) 50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일반적인 금융 기업 대비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테더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지만, 서클(Circle)의 USDC를 비롯한 경쟁 스테이블코인의 추격과 규제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현재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테더의 이번 조달 목표 축소는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밸류에이션 검증이 엄격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