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남성 다렌 리, 7,300만 달러 암호화폐 '돼지 도살 사기' 연루로 징역 20년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6-02-10 11:49 수정 2026-02-10 11:49

美 법무부 "페이퍼컴퍼니·국제 은행 계좌 통해 자금세탁"
2025년 12월 전자발찌 끊고 도주…현재 수배 중
피해자 자금 USDT로 전환 후 자신 지갑으로 이체

중국계 남성 다렌 리, 7,300만 달러 암호화폐 '돼지 도살 사기' 연루로 징역 20년
미국 법무부가 7,300만 달러(한화 1,068억 7,200만 원) 규모의 암호화폐 '돼지 도살 사기(Pig Butchering Scam)' 자금세탁에 연루된 중국계 남성 다렌 리(Daren Li, 42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발표했다.

다렌 리는 세인트키츠네비스 국적자로,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구 연방법원에서 결석 재판을 통해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다렌 리는 지난해 12월 전자발찌(ankle electronic monitoring device)를 절단하고 도주했으며, 현재까지 수배 중이다. 그는 2024년 4월 체포된 후 보석으로 풀려나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선고를 앞두고 잠적했다. 미 법무부는 "피고인 다렌 리는 전자 모니터링 장치를 끊고 도주한 후 현재 도망자 신세"라고 밝혔다.


7,300만 달러 규모 '돼지 도살 사기' 주도


미 법무부에 따르면, 다렌 리는 공모자들과 함께 암호화폐 투자 사기 피해자들로부터 7,300만 달러 이상을 세탁했다. 이들은 페이퍼컴퍼니(shell company)와 국제 은행 계좌 네트워크를 통해 자금세탁을 진행했다.

다렌 리는 공모자들에게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미국 은행 계좌를 개설하도록 지시했으며, 피해자들의 자금을 테더(USDT)로 전환한 후 자신이 통제하는 암호화폐 지갑으로 이체하는 과정을 감독했다.


'돼지 도살 사기'란 무엇인가


'돼지 도살 사기(Pig Butchering Scam)'는 사기범들이 피해자와 장기간 신뢰 관계를 구축한 후, 가짜 암호화폐 투자 플랫폼에 거액을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이다. 마치 돼지를 살찌운 후 도축하듯 피해자를 '키운' 뒤 자금을 탈취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기범들은 주로 데이팅 앱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하며, 로맨스 스캠과 투자 사기가 결합된 형태로 진행된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돼지 도살 사기범죄는 단순한 로맨스 스캠, 투자 사기, 인신매매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조직범죄로, 피해자들은 단순 사기와 달리 자살충동 등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는다.


캄보디아 기반 'KG Perfect' 운영

다렌 리는 'KG Perfect'라는 가명을 사용했으며,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대규모 자금 이동을 지휘했다. 그는 바하마 소재 델텍 은행(Deltec Bank & Trust)의 계좌를 포함한 국제 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금세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 혐의 인정 후 도주


다렌 리는 이전에 7,300만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돼지 도살 사기' 참여 사실을 인정하고, 공모 자금세탁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선고를 앞두고 도주하면서 결석 재판이 진행됐다.

미 법무부는 "다렌 리와 그의 공모자들은 페이퍼컴퍼니와 국제 은행 계좌 네트워크를 통해 암호화폐 투자 사기 피해자들로부터 7,300만 달러 이상을 세탁했다"고 밝혔다.


공모자 5명도 유죄 인정


다렌 리 외에도 5명의 공모자들이 글로벌 디지털 자산 투자 사기 공모에서의 역할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들은 국제 디지털 자산 투자 사기 공모의 피해자들로부터 3,690만 달러(한화 540억 2,160만 원) 이상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한 남성은 이 사건에서의 역할로 51개월(약 4년 3개월)의 연방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 사기범들이 미국 은행 시스템을 악용해 미국인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다. 다렌 리 사건은 이러한 국제 금융 범죄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사기범들은 미국 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은행 계좌를 개설한 후, 이를 통해 피해자들의 자금을 세탁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특히 '돼지 도살 사기'는 최근 몇 년간 급증하고 있으며, 피해 규모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렌 리가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바하마 은행을 이용하는 등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범죄에 대한 국제 공조 수사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은 암호화폐 사기 조직의 주요 거점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피해자도 다수 발생하고 있어 국제 협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