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합의 피고인 발언 제한 규정 53년 만에 폐지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6-05-20 10:45 수정 2026-05-20 10:45

SEC 집행 합의 후 공개 반박 허용…가상자산 기업 표현의 자유 논란 해소 전망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9일 집행 조치 합의 과정에서 피고인의 공개 반박을 제한해온 이른바 '함구규정(gag rule)'을 공식 폐지했다고 밝혔다.

SEC는 이날 성명을 통해 1972년 도입된 해당 규정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규정은 피고인이 SEC와 합의할 경우 기관의 주장이나 혐의를 공개적으로 부인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왔다.

폴 앳킨스(Paul Atkins) SEC 의장은 "오늘 우리는 부인 금지 정책을 철회하게 돼 기쁘다"며 "해당 정책은 기관 비판을 억제하려는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SEC는 이번 조치로 다른 연방기관들과 동일한 수준의 표현 자유 기준을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부분 연방기관은 유사한 발언 제한 규정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SEC는 앞으로 집행 사건 합의 과정에서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사건에서는 기존처럼 피고인에게 사실 관계나 책임 인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업계는 그동안 해당 규정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다수 가상자산 기업들은 SEC 합의 이후에도 공개 반론이 제한된다며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 SEC 위원도 이번 조치를 지지했다. 피어스는 "강제 침묵 속 합의는 투자자 보호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SEC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상자산 관련 집행 기조를 일부 완화하고 있다. SEC는 최근 리플랩스(Ripple Labs)와 5,000만 달러(한화 755억 4,500만 원) 규모 합의를 체결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기했던 일부 가상자산 소송을 정리해왔다.

한편 SEC의 가상자산 집행 활동은 2023년 정점을 기록했다. 당시 SEC는 가상자산 기업 대상 46건의 집행 조치를 진행했으며, 총 2억 8,100만 달러(한화 4,246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