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C로 서방국 경제 제재 우회 시도
전쟁으로 인해 경제 제재에 처한 러시아가 적극적인 비트코인(BTC) 채굴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에너지부 에브게니 그라브차크(Evgeny Grabchak) 차관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암호화폐 채굴에 명확한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명확한 법률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이를 증명하듯 러시아는 주요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소비량 3분의 1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공급해왔다. 이로 인해 벌어들이는 외환은 약 1000억 달러(한화 120조원)에 달한다. 풍부한 자원과 경제 제재에 처한 러시아의 현 상황을 고려해 그라브차크 차관이 '묘수'를 제안한 것이다.
그는 "명확한 법률을 제시해 비트코인 채굴을 통한 국익을 취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최대의 채굴 생산량 달성을 위해 정부가 효율적인 채굴장 선정과 운영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번 달 천연가스 수출대금을 비트코인으로 수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파벨 자발니(Pavel Zavalny) 러시아 의회 에너지 위원회(State Duma Committee on Energy) 위원장은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가 천연자원 수출을 위해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 데 열려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쟁 한 달 만에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는 45% 가량 폭락한 이후 러시아의 암호화폐 사용량은 크게 증가했다. 러시아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암호화폐의 12%에 달하는 자산을 러시아인들이 보유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수출 대금에 비트코인을 수용할 수 있다는 발표 후에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시도한다는 아이디어는 결국 러시아가 자력으로 달러 중심의 금융 시스템에 맞서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하고 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