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내재가치 없는 자산" 강조하고 있지만
버크셔해서웨이는 비트코인 ETF 운영 누뱅크 1조 투자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이 "5년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비트코인은 어떤 것도 부가적으로 생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비트코인에 25달러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파트는 임대료를 생산하며 농지는 식량을 생산한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미국 내 아파트와 농지에 대한 이자에 각각 250억 달러를 투자할 수도 있다"면서 "비트코인의 경우 무엇도 생산해낼 수 없기에 단 25달러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폐 시스템의 변화'를 주장하는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에게는 "현재 허용되는 통화는 단 하나 뿐이다. 화폐 발행은 그저 상상해 불과하며, 버크셔 또한 화폐를 만들 수 있지만 미국 정부가 존재하는 한 이는 화폐로 인정받아 통용되지 못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버핏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내제 가치가 없는 자산'이라고 조롱하고 있지만 그가 속한 버크셔해서웨이는 간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4조원에 달하는 비자와 마스터카드 보유 지분을 매도한 후 약 1조원을 암호화폐 거래 전문 은행인 브라질 최대 핀테크 은행 '누뱅크(Nubank)'에 투자했다.
누뱅크는 브라질의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이지인베스트(Easynvest)'를 보유하고 있는 핀테크 은행으로 지난 2021년부터 비트코인 ETF를 운영하는 등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인 찰리 멍거(Charlie Munger) 역시 비트코인을 '어리석고, 사악하며 바보같아 보이게 만든다'고 표현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0'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어리석고 달러를 발행하는 기존의 시스템에 도전하는 것이기에 사악하며 중국 공산당에 비해 우리를 바보같아 보이게 만든다"는 멘트를 남겼다. 지난 해 비트코인에 대한 전면적 금지를 선언한 중국 정부를 예로 들며 아직 이를 시행하고 있지 않은 미국 정부를 빗대어 비난한 것이다.
고인플레이션 시대에 퇴직연금을 비롯해 보유 자산을 절대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자산 운용사 피델리티가 미국 퇴직연금인 401k 계좌에 비트코인 투자 옵션 제공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편, 30일(현지시간) KMTV 3 뉴스 나우와의 인터뷰에 나선 JP 모건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CEO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입장이지만 이것이 가진 기술적 이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투자자인 당신의 권리를 존중하며 만일 투자한다면 투자 금액에 대해 신중히 결정하시오"라고 말하면서도 "외국에 있는 지인에게 200달러를 송금할 경우 기존의 은행 시스템은 길게는 2주가 소요되며 40달러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몇 초안에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이를 처리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이점을 인정한 암호화폐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명시하지 않았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이먼의 부정적인 발언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JP모건의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이먼이 부정적인 멘트를 남긴 후 암호화폐와 관련한 우호적인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2월, 돌연 자체 스테이블 코인인 JPM 코인 발행 소식을 밝힌 것도 다이먼이 암호화폐에 대한 악담을 쏟아낸 직후 이뤄졌다.
자체 코인을 발행하는데 심도깊은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하며 여기에 많은 자본과 시간이 할애된다는 사실을 돌이켜 볼 때, 그의 부정적인 멘트는 매우 모순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고객의 수요에 대응한다"라는 말과 함께 JP 모건은 2020년 5월 부터 암호화폐 거래소에 계좌를 제공해오고 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