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조세개혁위원회, 영란은행의 CBDC 로드맵에 반발
"CBDC 통해 프라이버시·자산권 침해 노리고 있다"
영란은행의 CBDC 출범 계획이 영국 내에서 큰 반발에 부딪혔다.
비영리 재단 영국 조세개혁위원회가 15일 영란은행의 CBDC 발행 계획 반대 캠페인을 시작했다. 영란은행이 출시하는 CBDC가 개인 프라이버시에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8일 영란은행은 개인의 2만 파운드 이상의 CBDC 보유 제한 금액을 명시한 CBDC 로드맵을 명시한 바 있다. 발표된 영란은행의 CBDC 로드맵은 제2만 파운드 이상의 제한액을 초과한 CBDC의 경우 상업 은행 계좌로 자동 스왑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영란은행이 공개한 CBDC 로드맵은 거래된 CBDC 트랜잭션이 전부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기록돼 조세당국이 해당 트랜잭션을 전부 열람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해당 사안들에 비영리 재단과 영국 내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반발에 나선 것이다.
영국 조세개혁위원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영란은행의 CBDC 로드맵은 새로운 납세 제도를 통한 개인의 재산권 침해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CBDC를 통해 시민들의 재산권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높은 사이버 공격 노출 가능성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영국 조세개혁위원회에 속한 유명 유명 경제학자 패트릭 민포드, 줄리언 제솝 등은 공동 공식 성명을 통해 "영란은행의 CBDC 로드맵은 정부 감시 강화의 의도를 다분히 품고 있다는 점에서 실행에 현실적인 문제점이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영국 내 대표 암호화폐 커뮤니티 '영국 비트코인 커뮤니티(U.K. Bitcoin Communiy)' 역시 캠페인에 동참한 상태다.
영국 조세개혁위원회의 공동 설립자 조던 워커는 "영란은행이 계획 중인 CBDC가 그대로 출시될 경우 국민들은 국민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정부와 중앙은행에 그대로 넘겨주는 꼴이 된다"며 "이는 역사적으로 정치 권력이 통화 시스템을 통제할 때 발생했던 심각한 문제들을 다시 한번 답습하는 것뿐"이라 주장했다. 이어 "CBDC의 출시는 사람들의 생각보다 더 가까운 시일에 일어날 일이며 사람들이 해당 사안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다가가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자산은 디지털이란 형태로 구성된 시스템에 빨려들어가 통제될 것"이라 경고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