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은행 조치,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압박"
SVB·시그니처, 매각 입찰 인수자 17일까지 접수
NYDFS "운영 능력 근거해 결정한 것" 논란 일축
로이터는 1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시그니처은행 인수자는 은행의 모든 암호화폐 사업을 포기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 금융당국은 파산한 SVB와 시그니처은행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오는 17일까지 접수한다. 은행 매각을 위해 예금보험공사(FDIC)는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를 경쟁입찰 주관사로 정했다.
FDIC는 SVB와 시그니처은행 모두 일괄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은행의 부분 매각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시그니처은행의 예금고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886억달러(한화 약 116조원) 수준으로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하는 등 친 암호화폐 은행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시그니처은행 예치금의 약 25%가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한 예금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그니처은행 폐쇄 결정을 내린 미국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의 대변인은 "시그니처은행 폐쇄 조치는 은행의 현 상태와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근거해 내린 결정"이라며 최근 해당 조치가 암호화폐 산업과 관련됐다는 비판을 일축한 바 있다.
다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이 NYDFS의 조치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압박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일었다. 앞서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전 하원의원이자 시그니처뱅크 이사회 의원인 바니 프랭크는 기자회견에서 "규제 당국은 암호화폐 산업이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시그니처뱅크를 폐쇄 조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크립토 패닉으로 인해 대규모 인출이 발생했으나 뉴욕주 규제 당국이 시그니처뱅크를 폐쇄하기 전 은행은 이미 안정화됐다"며 "그러나 뉴욕주 규제 당국은 타당한 이유가 없음에도 암호화폐의 위험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은행을 폐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는 "로이터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산업과 거래를 했기 때문에 시그니처뱅크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의혹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