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샌프란시스코 사기 전담 검사들 동원
경영진, SVB 파산 직전 지분 매각 행위 논란
예비 조사 단계…기소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법무부(DOJ)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각각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법무부 조사에는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의 사기 사건 전담 검사들이 참여하게 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SVB의 모회사인 'SVB 파이낸셜' 임원들이 SVB가 파산하기 전 지분을 매각한 행위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SVB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그레그 베커 최고경영자(CEO)와 대니얼 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SVB가 파산하기 직전 보유한 주식을 대량 처분했다.
베커 CEO는 지난달 27일 SVB 파이낸셜 주식 1만2451주에 대한 옵션을 행사한 뒤 곧바로 매각해 당일 230만달러(한화 약 30억)를 챙겼다. 벡 CFO도 같은 날 보유 주식 3분의 1에 달하는 57만5000달러(한화 약 7억원) 규모의 주식 2000주를 팔았다.
이는 내부자 지분 매각 계획을 30일 전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한 SEC 규정에 따른 것이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SEC는 최근 이 기간을 90일로 늘려 베커 회장 등이 보유 주식을 팔았던 지난 2월 27일부터 새 규정을 시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이 SVB 파산 전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사업 불확실성과 금융 위험 등을 제대로 알렸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3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SVB 주주들은 모회사인 SVB 파이낸셜과 경영진을 상대로 자산 구조가 고금리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공시하지 않아 손해를 봤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다만 WSJ는 해당 조사가 아직 예비 조사 단계로, 기소나 고발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SVB는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으로 스타트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탈을 주요 고객으로 삼았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약 2090억달러(한화 약 2723688억원) 자산 규모의 은행이었지만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지 이틀 만인 지난 10일(현지 시각)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국은 유동성 부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한다며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SVB의 파산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