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인플레·경기 침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지목
"임금 인상, 물가 상승 그만, 누리던 생활 수준 포기하자"
영란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필연적인 경기 침체와 이로 인한 고난을 예고했다.
미국 콜롬비아 로스쿨 팟캐스트에 25일 등장한 필 영란은행 소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가오는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한편 이로 인한 고난을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감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지구촌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그들이 누리던 누리던 생활 수준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전세계에 드리울 것을 예고한 것.
필은 높아진 인플레에 따라 임금 인상을 요구하거나 제공하는 서비스의 값을 올리는 대신 모두가 고난을 감수해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은 "만약 당신이 사는 것이 당신이 팔거나 버는 것보다 오른다면 당신의 삶이 궁핍해질 것은 당연한 논리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경우, 높아진 에너지 비용을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며 물가를 올리거나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대신 모두가 자신의 삶이 궁핍해졌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라고 권고했다.
그는 경기 침체가 계층과 상관없이 사회 전반에 만성적으로 퍼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필은 "다가올 미래는 우리 모두가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 될 것이다"며 "우리는 가난해 질 것이고 고난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것보다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고난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필은 "현재의 높은 엔플레이션은 마치 '폭탄 돌리기'와 유사한 것으로 아슬아슬하게 지속되고 있다"며 "한동안 인플레이션은 계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8월, 앤드류 베일리 전 영국 총리도 비슷한 멘트를 남긴 바 있다.
베일리 총재는 지난해 BBC의 팟캐스트에 출현해 임금 인상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멘트를 남겼다.
베일리 총재는 당시 "인플레 상승으로 인한 급료 인상이 인플레를 완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세계에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영국 역시 큰 어둠에 직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연간 전망에서 영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대비 0.3% 감소한 것으로 평가, 영국을 '최악의 실적을 낼 주요 경제국'으로 지정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