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아크인베스트 등 11개 운용사 신청서 공식 서명
그레이스케일 'ETF 전환 적법성' 재판 승소 후 135일 만
2004년 '금 ETF' 출범 후 20년 만의 자산시장 일대 혁명
제도권 금융상품 된 비트코인, 투자 접근성 더 완화될 듯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0일 오후(현지시간) 블랙록, 아크인베스트-21셰어즈 등 11개 자산운용사들이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관련 S-1 신청서 최종본에 공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SEC 홈페이지에 공유한 성명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상품을 추종하는 ETF 상품의 상장을 승인했다"면서도 "ETF만 승인한 것일 뿐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승인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9일 오후에는 SEC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X 계정을 통해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글이 올라와 세계 자산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소식이 가짜뉴스로 밝혀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SEC가 확실하게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승인 사실을 공인하면서 시장에 오랫동안 존재하던 의문과 기다림을 말끔하게 끝냈다.
SEC는 지난 8일 증권법 관련 규정 변경 내용 확인서인 19b-4s 신청서에 서명한 데 이어 증권 상장 관련 최종 서류인 S-1 신청서에도 도장을 찍음에 따라 앞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비트코인 현물을 추종 자산으로 하는 ETF 상품의 거래가 가능해지게 됐다.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공식적으로 승인한 것은 지난 2013년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창립자인 캐머런 윙클보스-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비트코인 ETF를 최초 언급한 후 10년 6개월 16일 만이며 2021년 10월 15일 비트코인 선물 ETF가 잠정 승인을 받은 이후 2년 2개월 28일 만의 일이다. 아울러 그레이스케일이 SEC와 벌인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의 적법성 관련 재판에서 승소한 후 135일 만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 현물 시세 등락에 연동해 가격이 변하는 금융투자 상품이다. 쉽게 말해 비트코인 가격이 변동하면 ETF 가격도 변동하는 형태다.
무엇보다 그동안 화폐 여부를 두고 오랜 논란의 핵심에 섰던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상품인 ETF의 추종 자산이 됐다는 것은 비로소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권에서 거래되는 핵심 자산으로 인정받고 전통 금융자산의 일원이 됐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과 암호화폐 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비트코인 현물 ETF의 역사적 승인이 2004년 금 현물 ETF의 등장 이후 20년 만에 벌어지는 대체자산 투자 시장의 초대형 혁명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 발표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요동치지 않고 있으며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11일 오전 6시 40분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 6118만원, 코인마켓캡 기준 4만52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