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압박에 중국 빅테크, 홍콩 스테이블코인 계획 전면 중단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0-20 13:16 수정 2025-10-20 13:16

앤트·JD, PBoC·CAC 지시에 스테이블코인 사업 철수

출처=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출처=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앤트 그룹(Ant Group)과 JD닷컴(JD.com)을 비롯한 중국 주요 기술 대기업들이 홍콩에서 추진하던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고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밝혔다. 이번 조치는 베이징 규제 당국이 민간 기업의 디지털 화폐 발행을 우려하며 직접 개입한 결과다.

FT는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인민은행(PBoC)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두 기업에 관련 이니셔티브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문제의 핵심은 화폐 발행의 최종 권한이 중앙은행에 있는지, 민간 시장에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앤트 그룹과 JD닷컴은 올해 초 홍콩의 시범 스테이블코인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디지털 채권 등 토큰화 금융상품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으나, 이번 조치로 계획이 모두 무산됐다.

홍콩은 지난 8월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관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중국 본토 관계자들은 이를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확산을 통한 국제적 영향력 확대의 기회로 여겼으나, 이후 홍콩증권선물위원회(SFC) 예지헝(Ye Zhiheng) 전무이사가 사기 위험을 경고하면서 흐름이 급격히 둔화됐다.

특히 8월 1일 홍콩 내 스테이블코인 기업들이 새로운 규제 시행 직후 두 자릿수 손실을 기록하면서 시장 불안이 커졌다. 이어 중국 경제매체 카이신(Caixin)이 "중국 정부가 홍콩의 스테이블코인 활동을 제한했다"고 보도했으나, 해당 기사는 게재 직후 삭제됐다.

중국 정부는 최근 홍콩의 토큰화 사업 전반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중국 증권감독당국이 홍콩 증권사들에 실물자산(RWA) 토큰화 활동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베이징이 해외 암호화폐 관련 사업 확장을 경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중국 내에서는 토큰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상업은행(CMB) 홍콩 자회사인 CMB인터내셔널자산운용(CMBI)은 지난주 38억 달러(한화 5조 3,994억 원) 규모의 머니마켓펀드(MMF)를 BNB체인에 토큰화하며 본토와 홍콩의 엇갈린 정책 기조를 드러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